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주택거래시 바이어(Buyer)가 구입을 재고하는 요인들을 살펴보자. 물론 바이어의 주택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택검사보고서다. 구입결정은 바이어의 몫이기 때문에 주택검사관(Home Inspector)의 역할은 구입하고자 하는 주택의 결함(Defect)을 찾아내어 바이어에게 알려주는 역할에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주택검사를 하는 동안 바이어의 관심과 반응 내지는 질문을 통해 주택에 대한 바이어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의중을 살피기는 하나 주택검사관이 주의하는 사항 중의 하나는 바이어에게 해당주택을 사라마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고 어디까지나 주택구입의 결정은 바이어의 절대적 고유권한이기 때문이다.
경험적으로 볼 때 바이어들이 주택구입 재고를 하게 하는 몇가지 요인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바이어들은 대체로 습한 집을 싫어한다. 습하다는 것은 주택주변과 실내(특히 지하실)에 습기(Moisture)가 많다는 것이고 빗물이나 눈 녹은 물의 배수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상 물과 습기는 목재로 되어 있는 주택 구조물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통계적으로 주택보험(Homeowner Insurance) 피해청구(Damage Claim)의 대부분이 물로 인한 피해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건축되고 있는 주택의 뼈대(Structural Frame)는 콘크리트 지하구조물 외에는 거의 다 나무 기둥으로 되어 있다. 주택외벽이 벽돌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단지 하나의 사이딩(Siding)역할을 할 뿐이다.
지나친 습기는 목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고사하고 곰팡이(Mold)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 집안밖에 곰팡이가 있다는 것은 그리 환영받을 일이 아니다. 아시다시피 곰팡이는 천식 등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과 두통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악취의 온상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공기 중에 날아다니는 곰팡이 포자가 음식에 떨어져 음식을 부패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음식에 묻어 있는 곰팡이를 섭취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습한 집은 각종 벌레는 물론 터마이트(Termite)가 창궐하기 쉽다. 주로 집 등 실내에 서식하는 곤충은 건조한 환경보다는 습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들 벌레들은 현대화된 보일러 등의 발달로 심지어는 추운겨울에도 따뜻한 실내에서 유유히 활보하고 다닌다.
바이어들이 습기문제보다도 더 싫어하는 것이 있다. 바로 터마이트다. 대다수 바이어의 경우 터마이트 자체를 아예 터부시한다. 터마이트는 곰팡이와 달리 육안으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터마이트에 의한 피해는 곰팡이 피해와 그 경우와 수리비가 다르다.
터마이트 피해는 주택보험을 통해서 보상을 받을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나무로 된 주택의 뼈대의 속을 먹어 치우는 관계로 장기간 모르게 진행된 피해의 경우 아예 집구조물의 근간을 약화시키는 치명적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터마이트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치를 떤다.
터마이트 피해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진행된 경우 그 피해는 그 어느 주택피해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뭐니뭐니해도 터마이트는 암처럼 은밀하게 침투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확인된 부분 외에도 뜯어내기 전에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곳에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주택 구입자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따라서 터마이트 피해를 가진 주택판매자(Seller)의 경우 터마이트 방제는 물론 피해를 확인하고 진단한 서류 혹은 만일 수리를 하였다면 이 수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졌고 앞으로도 유사한 피해에 대해 수리 보증을 해주는 터마이트 방제회사와 맺고 있는 연례 점검계약서(Annual Contract)등을 사전에 구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수가 잘 되지 않는 주택의 경우도 바이어의 재고항목에 들어간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홍수와 태풍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홍수다발 지역에 위치한 주택이나 저지대에 위치한 주택, 경사면에 지어진 주택들의 경우 주택구입자들에게 염려의 대상이 된다. 요즈음은 보험회사조차도 홍수다발지역의 경우 아예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한 빗물이 집으로부터 멀리 흘러가지 않고 집주변에 머물러 있는 주택은 지하실 침수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아울러 요즘같이 갑자기 억수같이 쏟아지는 집중호우로 인해 지붕 물받이(Gutter)와 수직홈통(Downspout)이 지붕에서 흘러내린 빗물을 제대로 배수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으로 물받이의 30피트마다 홈통을 하나씩 달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50피트길이의 물받이에 1개의 홈통이 연결되어 있다면 집중호우시 물받이의 물이 넘치는 것은 물론 종종 넘친 물이 집안으로 흘러 들어가기도 한다.
기름보일러의 저장 탱크가 땅속에 묻혀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또한 바이어들에게는 재고 대상이 됨은 물론이다. 보험회사도 가입을 까다롭게 하거나 아예 거부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름누출로 인한 환경오염의 경우 이를 시정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