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한 노인들은 각종 실내외 시설이 편리하게 갖춰진 시니어 콘도로 이사를 하거나 조용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지역으로 집을 옮긴다. 은퇴 주택을 선택할 때 먼저 주택을 구매할지, 렌트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은퇴주택 구매, 렌트 선택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은퇴 후 거주할 주택을 살 것인가, 렌트할 것인가는 은퇴 노인들에게 큰 고민거리다. 은퇴 후 주택구매와 렌트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봐야 한다.
▶ 주택 가격 상승
단기간에 은퇴 주택 구매를 결정해야 한다면 우선 주택 가격을 고려해야 한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폭락했던 주택 가격이 2013년 들어 빠르게 회복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구매할 재정적 능력이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최근 발표된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쉴러 지수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 집값이 1년 전보다 13.3% 올랐다. 이는 지난 2006년 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또한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내년 집값 상승률이 4~6%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집값이 더욱 오를 전망이다. 현재 집을 소유하고 있다면 팔았을 때 가격과 저축액 등을 고려해 은퇴 희망 지역에서의 주택 구매가 가능한지 미리 견적을 내본다.
▶ 낮은 모기지 금리
현재 은퇴 주택 구매를 고려중이라면 낮게 유지되고 있는 모기지 금리 덕을 볼 수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인 ‘트룰리아’ 조사에 따르면 뉴욕을 포함한 100개 대도시에서 주택을 구매하는 것이 렌트보다 저렴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4.5%대, 15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3.5%대로 올해 들어 다소 상승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은퇴 시기가 아직 멀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모기지 금리가 상승세에 있고 주택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에 2~3년 후에는 렌트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 초기 모기지 비용
주택 구매를 위한 융자를 받기 위해서는 다운 페이먼트를 위한 목돈이 요구된다. 만약 기존 소유 주택을 팔아 이윤을 남겼다면 다운 페이먼트를 내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유자금이 없을 때는 다운 페이먼트를 제외하고 난 생활비가 충분한지 미리 점검해야 한다. 또한 은퇴연금에서 다운 페이먼트 비용을 인출하면 향후 세금을 유예해주는 ‘세금이연’(Tax deferral)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현금을 인출한 데 대한 세금이 부과되기도 한다.
▶세금 측면
주택 융자를 받으면 재산세와 모기지 이자에 대해 일정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렌트 주택은 홈 오피스로 사용되지 않는 한 별다른 세금 혜택이 없다. 그러나 은퇴 후에는 대체로 연소득과 세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세금 공제액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연소득 14만6,000달러~22만3,000달러를 신고하는 가구의 경우 모기지와 재산세 연 1만달러의 28%에 해당하는 2,800달러의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연소득 1만8,000달러~7만2,000달러인 가구의 경우 15%인 1,500달러에 그친다.
▶ 기타 고려 사항
만약 주택을 구매한다면 그 집에서 얼마나 살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주택을 구매할 때 드는 초기 목돈과 클로징 비용, 거주하는 동안 가나는 모기지를 합한 금액이 같은 기간 총 렌트 비용과 비교해 유리한 쪽을 선택한다. 재정설계업체 쉴러는 주택에서 최소 5~10년 동안 거주하지 않는다면 렌트가 낫다고 조언한다.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간다면 1년간 렌트 주택에 사는 것이 주택을 구매하는 것보다 리스크를 덜 가질 수 있다. 새 지역이 자신의 생활환경으로 적합한지 직접 생활해 보아야 하고 그 전에 살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애완동물이 금지된 주택이 많기 때문에 여생을 애완동물과 함께 보내고 싶다면 관련 규정들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봐야 한다. 단독 주택을 구매했다면 상관없지만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콘도나 아파트는 빌딩마다 규정이 있기 때문에 미리 알아봐야 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은퇴 주택을 선택할 때 이 주택이 평생을 보낼 마지막 집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요즘과 같은 고령화 시대에는 은퇴 기간이 길기 때문에 그 사이에 여러번 이사를 하거나 새로운 집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