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
▶ 전문가 칼럼
얼마 전 명문대인 MIT(Massachusetts Institution of Technology)에서는 2,000만달러를 들여 학생들에게 리더십 자질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의 요지는 학생들에게 공감대를 이루는 대인관계의 기술과 대화법을 익혀 사회의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 1948년에 MIT를 졸업한 버나드 고든은 최근 이런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도록 거액을 기부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많은 새로운 기업들이 엘리트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 실패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것은 그들이 대인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젊은 공학도들은 삶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대인관계를 두려워하고 기피할 것이 아니라 남들을 이해하는 능력을 익히고, 그들에게 공감대를 통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많은 부모는 심한 경쟁사회를 의식한 나머지 자녀의 학업 능력에만 치중해 자녀가 사회에서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다른 요소를 무시하곤 한다. 시야를 넓게 가지지 못한 부모는 자녀의 전인교육에 힘쓰는 것이 아니라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성격을 키워주기까지 하면서 성적에만 치우치도록 유도하는 경우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이런 가정의 아이들은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다른 이들과 공감대를 이루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이로 인해 성인이 되었을 때 원만한 대인관계나 사회적응의 실패로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하루는 거식증과 우울증으로 고통 받고 있던 한 청소년기의 환자가 어머니와 함께 치료를 받으러 왔다. 딸이 섭식장애 등 우울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호소를 하자 어머니는 “니가 왜 우울증에 걸리니? 우울증에 걸릴 이유가 하나도 없잖아! 우리 집이 남들보다 부족한 것도 없고, 달라는 것은 다 해주고… 이렇게 사랑이 넘치는 가족과 함께 사는데 왜 그래?”라며 다그쳤다.
그 말 속에 있는 어머니의 안타까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런 다그침은 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딸의 아파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단면이며 거리감과 소외감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였다. 그리고 평소 일상 속에서도 학생의 가정은 사랑이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부모와 자녀 사이에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어머니가 이렇게 다그치는 대신 “우리 딸이 이렇게 솔직히 힘든 걸 얘기 해줘서 참 다행이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앞으로 같이 어떻게든 덜 아프고 덜 힘들게 할 수 있는지 노력해 보자”라고 얘기했더라면 딸도 마음이 든든해지고 증상이 나아지는데도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감정을 앞세우는 말보다는 공감대를 이루는 대화법을 보여주고 이로 인해 대인관계를 잘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사회에 공헌을 할 수 있는 리더로서의 자질을 키워주고 삶속에서 끊임없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참으로 바람직한 자녀교육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은 침체된 경제와 더불어 각종 사건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과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루가 멀다 하고 충격적인 사건들의 연속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사회적인 상실감과 혼돈이 범람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어려울 때 일수록 우리가 공동체로서, 같은 사회 속에서 소외되고 홀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을 외면하지 말고 따스한 마음과 대화로 지원해주며 공감대를 이룰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자녀들도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며 공감대를 이루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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