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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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타임 이야기

2013-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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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칼럼

▶ 데이빗 김

‘서머타임’이라고도 불리는 일광절약 시간제(Daylight Saving Time)가 11월 첫 주에 해제되면서, 피곤한 아침시간이 한결 가벼워졌을 것이다.

오늘은 매년 봄, 가을마다 시간을 앞당겼다가 또 다시 되돌리고는 하는 이 이상한 관습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서머타임을 처음 고안한 사람은 벤자민 프랭클린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벤자민 프랭클린이 서머타임을 처음으로 고안해냈다고 생각한다. ‘내셔널 트레저’ (National Treasure)라는 영화 때문에 생긴그릇된 상식이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출연한 영화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영화에서 그려지는 이야기들은역사적인 사실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 실제로 벤자민 프랭클린이 1784년 파리지안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낭비되고 있는 여름 시간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사실이다. 그는 아침 해가 얼마나 일찍 떠오르는지를 보고 놀랐다면서, 파리 사람들이 정오가 되어서야 일어나는 대신에 아침 해가 떠오를 때 일어난다면 하루를 훨씬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하지만 그가 일광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시간을 바꾸자고 제안한 적은 없다. 단지 게으른 프랑스 사람들을놀리는 어투로 글을 쓴 것이다.

●서머타임은 미국 전역에서 시행되지 않는다.

하와이와 애리조나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서머타임을 시행하지 않는다.

하와이의 경우 적도 근처에 위치해 있기에, 여름과 겨울의 낮 길이가 거의 다르지 않다. 따라서 굳이 서머타임을 시행할 이유가 없다. 애리조나의 경우는 서머타임을 시행하게 되면 오후 8시가 아니라, 오후 9시까지 해가 떠있게 된다. 애리조나의 폭염을 고려한다면 서머타임은 애리조나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제도이다.

2006년까지 인디애나주의 일부 역시 서머타임을 시행하지 않았다.

●서머타임을 처음 시행한 나라는 독일이다.

1916년 독일은 전쟁으로 인한 전력 절약의 차원에서 일광절약 시간제를 처음으로 시행했다.


몇 주 후 영국 역시 일광절약 시간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미국은 1918년까지 서머타임을 시행하지 않았고, 일 년 후 서머타임은 농장 및 농업종사자들의 로비로 철회되었다.

●농부들은 서머타임을 싫어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광절약 시간제가 농업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을 일찍 시작함으로써 밖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늘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농부들은 일광절약시간제를 싫어한다. 시간을 임의로 바꾸는 것이 가축(시간을 한 시간 앞당겼다고 해서 젖소들이우유를 한 시간 일찍 만드는것은 아니다), 농작물(시간이당겨져서 농부들이 한 시간일찍 일하러 온다고 해도, 아침 이슬이 다 마를 때까지는 마냥 밭에서 기다려야 한다),인력(아직 해가 떠 있다고 해도, 일꾼들은 여전히 동일한시간에 저녁을 먹기 위해 집으로 가버린다)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서머타임은 수십년 동안 사람들에게 혼란을 야기했었다.

1919년부터 1966년까지 일광절약 시간제는지역마다 각기 다른 날짜에 원하는 대로 시행되었다. 당시에 오하이오의 스터벤빌(Steubenville)에서 웨스트버지니아의 문스빌(Moundsville)까지 35마일 거리의 버스여행을 하게 되면, 여행중에 시간을 무려 7번이나 바꾸어야 하는 불편함과 혼란이 있었다. 1966년 국회는 표준시간제(Uniform Time Act)를 통과 시켰고, 전국적으로같은 날에 일광절약 시간제를 시작하고 끝내게되었다.

●서머타임은 실제로 에너지 절약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광절약 시간제는 에너지 절약을 이유로 시행되었다. 즉 하루를 한 시간 더 일찍 시작하게되면 저녁을 한 시간 일찍 끝내게 되고, 저녁에사용할 전기를 한 시간 만큼 절약할 수 있다는것이 그 근거였다. 예전에는 이러한 이론이 적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러한 이론은 현실에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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