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호 주간지 ‘타임’의 표지를 가득 채운 기사의 제목이 ‘Can Google SolveDeath?’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구글이 죽음을 해결할 수 있을까?" 정도일 것이다. 사람들이 어떤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새로운 곳을 가기 위해 약도를 볼 때 이메일이나 혹은 유튜브를 통하여 동영상을 보기를 원할때 많은 사람들이 구글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 구글이 다음 단계로 질병과 노화를 예방하여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칼리코’라는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였다는 기사를 잡지에실은 것이다.
구글의 대단한 도약이다. 구글의 이름은10100이라는 이상한 숫자를 뜻하는‘ 구골’을 잘못 표기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이유가있단다. 굉장히 큰 유한수를 의미하는 이 단어는 엄청난 규모의 검색엔진을 만들겠다는설립자들의 목표와 맞아 떨어졌으나 구골이라는 이름이 이미 쓰이고 있어서‘ 구글’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구글은 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의 검색엔진으로 특히 영어권에서는 독보적인 점유율을보이고 있다. 지금 세상은 인터넷을 통해 모든 지식을 검색해서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무언가 궁금한 일이 생겼거나 혹은 어떤 자료를 찾으러 도서관이나 서점을 찾아 이리저리 다닐 필요도 없고, 누구인가 박학하고 잘알 만한 사람에게 묻기 위해 애쓰던 몇 년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해졌다.
사람들은 친구나 가족에게 편지를 써서우체통에 넣기 위하여 집밖으로 나가는 것 대신에 이메일을한다. 10여년 전 만해도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다. 그러니이제는 서류에 사인을 할 때를 제외하곤 펜을 쓸 일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최근에는 부동산 거래 서류에도 친필사인이 아니라 전자사인을 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인터넷이 이렇게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이메일을 점검해 보는 것이고, 낮 동안에도 이메일을 사용해서 거의모든 업무를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한다. 저녁시간에도 잠들기 바로 전까지 태블릿을 손에 들고 있는 사람이 필자뿐이겠는가 싶다. 아마도컴퓨터와 인터넷이 일반화된 요즘의 대다수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스마트폰까지 사용하게 되니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기기의 사용에 서툴면 왠지낙오된 기분이 들고 컴퓨터 다루기에 익숙할수록, 그리고 새로운 기기의 사용법을 빨리익힐수록 더 똑똑한 사람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IT 미래학자로 잘 알려진 니콜라스카는 인터넷의 상징인 구글을 빗대어“ 구글이 우리를 바보로 만들고 있는가?"하는 물음을 하고 있고‘구글 치매’라는 표현을 통해, 인터넷 검색으로 얄팍한 지식만 습득하고, 생각을 하지 않으며 사는 경박한 사람들이 되었다고 비판한다.
참으로 지당하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하여 겉핥기식의 지식습득만 하는 것을 비판하며 컴퓨터와 인터넷 환경 자체를 거부하는 것도 시대착오적인 행동이다.
그래서 밤낮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젊은이들을 걱정하고, 점점 단절되어 가는인간관계를 염려해야 하지만 현대사회의 모든 문화는 인터넷을 통하여 만들어지고 이를 통하여 확산되어 가는 인터넷의 중요한순기능도 인정하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
소셜 네트웍과 삽시간에 퍼져 나가는 유튜브 등의 비디오를 만들어낸 기술이, 좋은오케스트라 연주와 미술작품이 전 세계로확산되는 것을 돕고 있으니 고전과 대중문화의 차이도 점점 좁혀지고 있다. 인터넷 시대이전에는 미국에서 히트하지 못한 대중문화는 세계적인 성공이 어려웠었다. 미국의 자금력이 대규모 블락버스터 투자가 가능했으며 피자를 전 세계에 대중화한 것도 이탈리아가 아니라 미국이다.
하지만 얼마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인터넷이 모든 문화에 평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니 싸이가 전 세계로 진출한 것처럼 그 어떤 것도 그렇게 될수 있다. 가령 싸이의 비디오를 본 사람 100명 중 한 사람이 한국을 알고 싶어 한다고가정하고, 인터넷 이전 시대에는 이 숫자가몇 명이나 되었을까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말하자면 강남스타일 비디오시청자 10억명 중의 1%는 1,000만명이 되니 싸이가 한국을 세계에 알린 일등공신임은 확실하다.
19세기 독일의 시인 괴테는 저렴한 인쇄비용과 효율적인 우편 시스템 덕분에 세계 문학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괴테는 사람들이 노력한 고차원적이고 유익한성과가 좀 더 쉽게, 널리 알려질 것에 흥분했었다. 두 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모든 문화를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게 되어 괴테가말한 혜택의 몇 배를 맛보고 있다.
아무튼,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온라인과오프라인의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야만 인터넷 치매 즉 구글 치매에서 벗어날 수 있을것이다. 되도록이면 컴퓨터를 꺼놓고 책도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너무 많은 궁금증을 갖지않아야 편해진다. 무언가가 궁금해도 자꾸구글링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이 ‘구글치매’에 대한 예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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