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생 가운데 실력은 우수한데 자기표현 능력에서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언어의 문제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생활해 온 아이들은 당연히 영어가 모국어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1세 부모들은 한국어가 더 편하다. 따라서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는 길게 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도구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둘째 시간의 문제이다.
바쁜 이민생활 속에 자연히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가족이 디너타임을 정해서 반드시 한 자리에 모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특히 주말에는 부모가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모의 관심과 희생이 필요한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밥상에서의 대화 훈련을 통해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 능력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셋째 토론문화의 부재이다.
한국적 사고방식과 문화는 자녀의 표현 능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유교 문화의 특성상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기보다는 부모의 말을 따르는 것을 우선시하는 환경은 장애로 작용한다. 게다가 자녀를 항상 어린아이로만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자녀가 얘기하는 것들을 과소평가하거나, 신중하게 듣지 않는 것도 옳지 못한 자세이다. 자녀는 하나의 독립적인 개체로 인격을 존중해 주고 평등한 관계로 대화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넷째 학부모의 문제이다.
대부분의 1세 학부모들이 한국에서 주입식 교육을 받았고 토론문화에 익숙지가 않다. 즉 자신이 교육받은 대로 교육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민 와서 사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토론문화가 생활에 배어 있다.
올바르지 못한 것에 대해 정당하게 지적하고 학교나 직장에서도 서로 평등하게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하는 환경이다. 즉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이다.
자녀들에게 학부모로서 명문대학 나와서 좋은 일자리 잡는 것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건전한 미국 시민으로서의 비판의식을 심어주는 토론문화를 가정에서부터 정착시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알렉스 정 윌셔 아카데미 원장은 “자녀와의 관계를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인 관계로 유지하고 존중하는 자세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자녀들도 마음 문을 열고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대화에서 바로 시작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