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갑 교수, 기술 발달로 한국소식 실시간 접속 등 영향분석
초기 이민자 세대와 달리 미주 한인들은 최근 미국사회에 동화되면 될수록 모국과의 밀착 관계가 더욱 강해지는 특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1.5·2세 자녀세대도 한인 지역사회와 한층 쉽게 동화되면서 한국과 미국의 이중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 밑바탕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재외한인사회연구소 소장 민병갑 석좌교수(퀸즈칼리지 사회학과)가 ‘재외동포사회의 현황과 정책 과제’를 주제로 지난달 고려대학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자료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연구소 데이터뱅크에 10일 공개한 발표 자료에서 민 교수는 이민자들이 미국사회에 동화될수록 모국과의 관계가 멀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인 이민자들은 모국과의 관계는 물론 전통문화 유지 및 네트웍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특색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특색을 갖게 된 배경으로 민 교수는 한인이 다수 밀집한 10여개 한인 지역사회에 더욱 많은 단체가 생겨나면서 성장하고 있고 한인의 비즈니스 영역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을 첫 번째 이유로, 전화와 컴퓨터 등 다양한 첨단기술의 발달로 한인 이민자와 자녀세대가 모국의 친지나 친구들과 수시로 연락이 가능해졌고 언론을 통한 한국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된 것을 두 번째로 꼽았다.
뉴욕·뉴저지 지역 시민권 및 영주권 소지 한인의 54%가 한국을 세 차례 이상 방문했을 정도로 과거와 달리 한국과 접촉이 잦고 1.5·2세들조차 케이블과 인터넷 등으로 한국의 대중문화와도 친숙한데다 어릴 때부터 한국을 방문하며 쌓아 온 뿌리교육도 한 몫 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미주한인사회 21세기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한 민 교수는 한인 비즈니스 관련 협회가 한창 어려움을 겪던 인종갈등의 해소로 오히려 수요가 줄어들면서 예전보다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거나 협회 규모가 작아진 것과 달리 사회복지 서비스 관련기관과 협회가 늘었고 과거에는 기성세대와 세대 갈등을 빚던 2세들이 한인사회에서 출범시킨 기관이나 협회가 많아진 점 등을 새로운 특징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1990년대 말 뉴욕·뉴저지 일원에 40여개이던 한인 사회복지 관련기관은 2013년 100여개로 늘었으며 이중 10여곳은 연간 예산 30만 달러 이상 규모다.
사회복지 관련기관 증가는 한인사회 고령화와 연관됐다고 지적한 민 교수는 한인 이민자가 줄면서 한인사회도 이제는 늘어나는 한인 노인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타인종과 결혼하는 1.5·2세 증가로 다문화 가정 한인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유대인 사회처럼 부모 한 명이라도 한인이면 이들을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포용하려는 노력을 한인사회와 한국정부가 함께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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