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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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자녀교육의 지름길

2013-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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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

최근 인구 조사에 의하면 현재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인은 약 134만명으로 밝혀졌다. 이 중 약 73%의 이민 인구가 한국 태생이라고 한다. 이 수치는 대다수의 미주 한인 가정이 한국적인 가치관에 바탕을 둔 생활 속에서 자녀와 대화하고 훈육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개방적이고 판이한 문화와 언어 속에서 자라는 2세의 자녀에게 부모의 지나치게 엄격한 모습과 일방적인 대화 스타일은 거부감을 주어 공감대를 이루는데 장애를 일으키고 나아가 자녀의 인생 속에서 앞으로 다가올 중요한 결정에 부모가 참여하지 못하는 어려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가족 상담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문화적인 그리고 언어적인 차이가 너무나 크고 이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이해와 공감대의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무리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해도 서로 다가갈 수 없는 모습을 볼 때다. 이런 가정의 자녀는 마음속에 사랑하고 아껴주는 부모의 모습이 각인 되지 않고, 마음 깊숙이 외로움을 느끼고, 삶속에서의 목적의식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할 몇 가지를 조명해 본다.


첫째, 부모는 자녀와의 대화 속에서 공감대를 이루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자녀가 말을 시키면 TV 소리를 줄이거나 신문을 내려놓고, 눈을 맞추면서 대화에 임해야 한다. 자녀의 질문에 집중하고 어떤 의도로 자녀가 말을 하는지 파악하려 노력해야 한다. “쟤는 왜 자꾸 저런 얘기를 하지?”라는 생각이 들면 그냥 넘어갈게 아니라 직접 물어보고 생각도 해봐야 한다. 그런 후에 긍정적인 대화법으로 공감대를 이루어 나갈 수 있다.

둘째, 자녀의 ‘부모 귀머거리증’을 이해해야 한다. 부모들은 자녀에 대한 불만을 자주 토로한다. 뭘 시켜도 잘 하지 않고, 아무리 얘기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다 그럴 듯한 이유가 있다. 최근의 사회학 연구조사에 의하면 보통 부모들이 자녀에게 하루에만 수백에서 수천 개의 지시를 한다는 것을 밝혔다. 하루를 함께 생활하면서 자녀에게 하는 거의 모든 말과 행동이 지시형이라는 뜻이며 이것은 자녀가 부모에게서 매년마다 약 수십만 개의 지시를 들으며 생활한다는 것이다.

자녀는 ‘부모 귀머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잔소리나 야단을 치기 전에 “말 대신 어떻게 하면 행동으로 보여주고 유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책을 읽어라”라는 지시 대신 부모가 직접 TV 시청을 줄이고 자녀와 주말마다 도서관에 가서 독서하는 모습을 평소에 몸소 보여준다면 자녀가 책을 멀리 하려고 해도 가까이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셋째, 자녀의 자신감을 키워줘야 한다. 자신감이 있는 자녀는 긍정적인 세계관을 지니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다. 여기에서 점점 자신의 일을 계획하고 처리할 수 있는 독립심이 생기며 개척정신과 도전의식의 기본이 되는 호기심이 발달되게 된다. 자신감이 있는 자녀는 매사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매사에 용기 있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자녀의 자신감을 키워주려면 부모는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는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자녀에게 부모가 함께하고 있고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줘야 한다. 자신감을 키워주려면 자녀의 능력에 맞는 기대를 해줘야 하며 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위축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넷째, 자녀들이 비디오 게임을 왜 그렇게 즐겨하는지를 이해하면 우리는 자녀의 실수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다. 비디오 게임은 실수를 자연스러운 배움의 일부로 인정하고, 실수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더 빠르게 배우도록 유도한다.

자녀에게 잔소리나 야단을 쳐서 실수를 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 보다 실수를 통해 힘들어지는 상황을 경험으로 느끼도록 도와주면서 자녀 자신이 앞으로는 능동적으로 실수를 피할 수 있도록 해줘야 책임감 있고 더욱 독립성이 강한 자녀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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