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1개 재외공관 예산 유용 사례 드러나

2013-08-2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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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트웍 구축비로 여행·회식”

▶ 대사 부인이 상습 폭행도

전 세계 재외공관 소속 외교관들의 외교역량 강화를 위해 책정된 ‘외교 네트웍 구축비’ 예산이 정해진 목적과는 달리 공관장의 사적 용도나 영사들의 식사비 등 개인 경비로 유용돼 온 사실이 또 다시 드러났다.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2010~2012년 기준 주 그리스 대사관 등 11개 재외공관이 외교 네트웍 구축비 등으로 배정된 예산 중 총 5만1,445달러를 식사비와 행사비 등으로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LA 총영사관에서 최모 전 총영사가 이 외교 네트웍 구축비 가운데 일부를 개인적인 여행경비와 영화관람 및 서적 구입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호놀룰루 총영사를 지낸 김모씨도 이 예산의 90%를 골프장 회비로 써버린 것으로 드러나 파문을 일으킨 뒤에도 여전히 재외공관들의 외교 네트웍 구축비 사적 용도 전용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따르면 외교 네트웍 구축비는 재외공관의 보안유지 또는 비공개 사업 수행 목적으로 책정된 예산이다.


하지만 주 스페인 대사관의 경우 외교 네트웍 구축비 예산을 자체 점심식사 비용으로 써버렸고, 주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은 이 예산을 자동차 업체 시찰 운전원 수고비로 지불했으며, 주 불가리아 대사관은 한류 팬클럽과 식사 비용으로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홍익표 의원은 지적했다.

감사원도 일부 재외공관이 외교 네트웍 구축비를 목적 외로 사용한 사례를 적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주 코스타리카 대사관의 모 대사는 2010년 7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외교 네트웍 구축비 6,200달러 중 모두 6,138달러를 본인 또는 배우자의 골프장 경비와 휴가지 여행경비로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홍익표 의원은 “외교 네트웍 구축비는 예산집행 기본지침에 따라 보안 유지의 필요성이 있는 사업, 전체 비공개 또는 주요 부분이 비공개 상태에 있는 정보수집을 위한 활동, 비공개 교섭의 성격이 농후한 사업 등에 쓰여야 하는 예산”이라며 “관련 예산 전용을 막기 위해서는 외교부가 외교 네트웍 회계 증빙자료 등 모든 결산 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SF총영사관 한 관계자는 “외교 네트웍 구축비는 영주권자 이상 한인과 현지 정재계 인사들과 인적 유대나 교류할 때 사용하는 활동비”라며 “일부 재외공관에서 규정에 맞지 않게 사용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런 불미스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모든 외교관이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으로 비춰질까봐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김형재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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