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고제니 ㅣ 이빨 빠진 할머니 호랑이

2013-08-0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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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큰엄마, 호랑이 이모, 호랑이 고모로 불리던 분이 있다. 당연 자식들한테도 엄격하고 무서운 호랑이 엄마셨고 할머니가 되어서도 호랑이라는 접두어를 달고 계신 분, 본인은 이젠 이빨 빠진 할머니 호랑이라며 웃으시는 분이 우리 엄마이시다.

어렸을 적 난 엄마가 참으로 무서웠다. 가정 교육, 학교생활과 사회 생활도 모든 것을 완벽할 정도로 쌍둥이 오누이를 엄격하게 키우신 분이다. 요즘 말하는 엄친아로 자식을 키우려니 호랑이라는 이미지를 본인이 만든 것 같다.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자식 사랑하는 마음이야 같겠지만 "좋은 엄마가 계셔서 좋으시겠어요, 선생님은 복도 많으세요" 하는 말을 들으면 엄마는 더 큰 사랑을 호랑이의 마음 속에 담고 있는 것 같다. " 너도 이 다음에 커서 자식 낳아 키워보면 엄마 마음을 이해할 거야" 하고 늘상 말씀하셨는데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고 보니 그 말씀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같은 말을 하고 있으니까....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신 분. 더 이상 희생하실 것이 없으신데도 오늘 이 시간에도 자식을 위해 헌신하시고 계시다. 내가 가끔 지나친 사랑에 투덜거릴 때도 있지만 그것까지도 이빨 빠진 할머니 호랑이의 미소로 받아 주신다. 일하는 딸을 위해 한 시간이라도 더 잠을 자라고 새벽부터 일어나셔서 손주들의 아침밥부터 시작해 학교 라이드로 하루를 시작하시고 밤늦게까지 내가 해야 할 엄마의 자리를 대신하여 주신다.

자식을 위한 눈물의 기도가 끊이지 않으시는 분. 호랑이 엄마가 안 계셨다면 오늘날 우리 오누이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을 텐데 이렇게 좋은 모습으로 키워주셔서 참 감사하다. 이빨 빠진 호랑이도 호랑이라며 손주들에게도 할머니 호랑이로 군림하고 계시는 분. 이 이빨 빠진 할머니 호랑이의 마음을 알기에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그 큰 사랑에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슴 깊이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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