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인터넷 상의 많은 뉴스 채널들은 연방 정부가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막대한 금액의 이윤을 남겼다고 대서특필했다. 국회 예산국인 CBO(Congressional Budget Office)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연방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500억달러 이상의 이윤을 남겼다는 것이다.
허핑턴 포스트(Huffington Post)의 샤이엔 나시리포(Shahien Nasiripour)는 “미국에서 가장 수익을 많이 남기는 기업 중에 하나인 엑손 모빌(Exxon Mobil)의 지난해 수익이 449억달러였고, 애플사(Apple Inc.)는 417억달러, 셰브론(Chevron)은 262억달러, JP 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웰스파고의 수익을 전부 합친 것이 519억달러였다”라고 말하면서 연방 정부가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남긴 500억달러라는 금액이 얼마나 막대한 수치의 수익인지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공익을 위해서 운용되어야 하는 연방 정부의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이 어떻게 이렇게 막대한 수익을 남기게 되었는가? 이는 바로 이자율 차이 때문이다. 연방 정부 학자금 대출은 보통 6.8% 정도의 이자율로 대출된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의 경우는 이보다 높은 이자율이 책정되고 있고, 스태포드 및 퍼킨스 보조 융자(Subsidized Stafford Loans and Perkins Loans)의 경우는 이보다 낮은 이자율에 대출된다. 하지만 연방 정부는 이 대출금을 2%라는 매우 낮은 이자율에 빌려오고 있다. 즉 빌려올 때에는 매우 낮은 이자율에 대출해 와서는 학생들에게 대출해 줄 때에는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셈이고, 바로 여기에서 막대한 이윤이 창출되는 것이다.
CBO는 CBO의 특성상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투자 대비 수익률을 계산하고 있다. 따라서 연방 정부가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에서 막대한 금액의 수익을 남기고 있다는 CBO의 발표에 대해서 이견을 제시하는 경제학자들도 많이 있다.
CBO의 발표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CBO가 대출에 따르는 위험부담 요소를 계산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방 정부의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은 융자 받기가 매우 쉬운 것이 사실이다. 신용평가 점수에 상관없이 대출 받을 수 있고, 대출금 상환능력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방 정부의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의 채무 불이행 비율은 9% 정도이고, 대부분의 은행 대출과는 달리 연방 정부는 대출자가 대출금을 갚지 않을 경우 대출금 환수를 위해서 대출자의 급여나 세금 환금액을 차압할 수 있다. 또한 전체 대출자 10명 중 1명이 단 돈 10원도 갚지 않는다고 해도 나머지 9명으로부터 거둔 이자가 1명으로 인한 손실을 충분히 충당하고도 남는다.
예를 들어서 10명의 대출자가 2만3,000달러(Subsidized Stafford Loan의 상한 금액)씩을 대출 받았다고 해보자. 그리고 10명의 대출자 모두 3.4%의 이자율로 대출을 받았다고 해보자. 이 중 한 명의 대출자가 대출과 동시에 한 푼도 갚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다면 연방 정부는 2만3,000달러와 기타 수수료 등의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9명의 대출자가 10년에 걸쳐 대출금 모두를 상환하게 되면, 10년에 걸쳐 9명의 대출자는 모두 7만달러 이상의 이자를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즉 손해가 난 2만3,000달러를 보완하고도 남는 금액을 이자를 통해서 남기게 된다는 말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이자율에 동일한 금액을 대출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동일하다. 채무불이행 비율이 현재의 9%에서 두 배 이상 더 뛰지 않는 경우 전체 대출자들이 부담하게 되는 이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보완하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기로 한 우리 학생들의 학비 대출 이자를 통해 연방 정부가 손쉬운 수익을 올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