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전국 중등부 스피치 디베이트 토너
▶ 전국 1백여개 학교·클럽서 8백여명 출전 예선 3라운드 거쳐 상위 5%만 결선에 디베이트팀 실력차 없어 대학원생 수준
전국 중학교 스피치 디베이트 대회에 참가한 한인 중학생들이 함께 자리에 모였다.
NJFL 내셔널 토너먼트는 전국에서 가장 큰 중등부 스피치 디베이트 대회이다. 이 대회는 1998년 오클라호마에서 처음 열렸으며, 매년 수백명의 중학생들이 모여 준비해온 재능과 실력을 겨룬다. 지난 6월18일부터 21일까지 앨라배마주에서 치러진 제16회 대회에는 약 100개의 학교와 클럽에 속한 약 800명의 중학생이 참가하였다. 지난 해에 비해 참가 규모가 약 50 퍼센트가 증가한 것이다. 이미 지역대회 현장에서 확인되었듯이, 스피치와 디베이트 활동에 참가하는 중학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증거이다. 대회가 열린 버밍햄이라는 도시는 인구 20여 만으로 알라바마에서 가장 큰 도시로, 아틀란타 공항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잭슨 올린 고등학교, 셰라톤 호텔 그리고 컨벤션 센터 등의 시설을 이용하여 예선과 결선 대회를 유치하였다.윌셔 아카데미 스피치 디베이트 클럽은 두 명의 코치와 함께 10명의 참가자를 이 대회에 내보냈다. 6명이 스피치 종목에 그리고 4명이 디베이트 종목에서 경연하였다. 4년째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로버트 캐넌 코치는 대회 현장을 다녀와 간단한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1. 스피치 경연
스피치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세 명의 판정단 앞에 서서 준비해 온 스피치를 실행한다. 각 그룹은 6명 내외로 구성되며, 각 라운드마다 판정단은 경연자의 점수와 함께 순위를 정한다. 3세번의 라운드에 걸친 예선을 치러 종목 별로 24명의 경연자가 본선에 나간다.
예를 들면, 115명이 출전한 prose 종목의 경우 6명 내외로 구성된 19개조에서 상위 1,2 위를 기록해야만 2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셈이다. 24강전을 준준결승이라 한다. 다시 12명이 준결승에서 경합한 뒤 6명의 상위 입상자가 결선을 치른다. 상위 5퍼센트의 경연자만이 결선에 진출하게 된다.
중학생 경연대회의 참가 규모가 커지면서 경연자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수년 전만해도 결선에 진출한 참가자들의 경연이 흥미롭기는 하였지만, 그다지 놀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전환기를 맞이한 것 같다. 지난 해 몇몇 종목의 결선에 진출한 참가자들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경연대회에서 겨룰 만한 수준이었는데, 금년에 결선에 진출한 적지 않은 경연자들은 대학생들과 겨룰만한 수준에 올랐다. 지난 해 프로스 결선에 진출한 한 경연자는 청중을 쥐었다 폈다 하듯 했는데, 그의 표현력과 타이밍은 대부분의 정치인들보다 나았다. 또한, 웅변 종목에서 경연한 한 학생의 깊이있고 섬세한 스피치는 아리스토텔레스도 부끄러워할 만한 수준이었다.
올해는 매우 다행스럽게, 우리 팀의 적지 않은 학생들이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하였다. 스피치나 디베이트를 배운지 몇 달 안된 학생들도 준비기간이 짧았지만, 매일 여러 시간을 연습하며 좋은 스피치를 보여주려 열심히 준비하였다. 한 학생의 어머니는 말하기를, “저렇게 열심히 연습하는 것을 보니, 우리 딸이 기간만 충분하였다면 스피치 계의 마이클 조단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라고한 적이 있다. 그 정도로 대회 참가자들은 열심히 노력하였다.
많은 팀들이 대학이나 고등부 챔피언 출신들에 의해 훈련되고 있다. 이미 스피치 디베이트 커뮤니티에서는 중학생들도 어른들만큼 뛰어난 스피치를 구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심지어 일부 초등부 대회 경연자들도 대학생들 수준에 맞먹는 스피치를 보여주고 있다. 금년도 중등부 전국 대회에서 보여준 스피치 수준은 역대 최고였다.
2. 디베이트 경연
디베이트 경연라운드는 대학원생의 수준을 방불케 하는 고도의 리서치 스킬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리서치만이 디베이트의 승리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디베이트 경연은 각 팀의 실력차도 크지 않은 데다, 경쟁이 더욱 치열하여 매일 수 시간을 준비했어도 예선에서 탈락할 수 있다.
예선에서 탈락했다고 꼭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부모들은 흔히 ‘우리 아이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거나, ‘(전국 대회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는 그 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준비가 덜 된 학생들을 전국 대회에 참가시키려는 것은 바로 그 이유때문이다.
대회 약 한 달 전 한 학생의 어머니가 다가와서 묻기를, “우리 딸이 대회에 나갈 준비가 되었나요?”하길래, “아니오, 안되었습니다.”라고 답한 적이 있다. 또, 학생에게도 ‘너는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라고 말하였다. 누구의 기분을 나쁘게 하려거나 건방지게 말하려고 한 게 아니다. 정말, 아무도 전국 대회에 나갈 만큼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디베이트 준비는 아무리 해도 끝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 학생은 실제 결선에 나갈 것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그 학생이 대회에 나가서는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전국 대회에서 최고수들로부터 배운다는 것은 교실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들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기 때문이다.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보자. 체스의 신동인 당신의 자녀가 전설적인 체스 챔피언과 대결에 돈을 걸겠는가? 이 아이는 이길 것 같지는 않지만, 이 대결을 위해 공부를 한다면, 그 대결에서 무언가를 배을 것이고, 그만한 가치가 있는 건 아닌가? 분명 체스 게임은 전략과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스피치와 디베이트도 마찬가지이다. 고도의 리서치를 익힌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떻게 구절을 변화시키는가를 이해함으로써, 열 두살 짜리 아이가 구사하는 스피치에 청중이 설득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다른 아카데믹 영역도 흥미롭지만,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잇점이라는 점에서 볼 때, 스피치와 디베이트야 말로 필적할 대상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전국 중등부 스피치 디베이트 대회는 최고수들이 한 군데 만나 진정 누가 최고수인지를 가리는 대회이다. (문의) 323-965-0100)
■ 디베이트 실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1. 독서를 열심히 해야 한다.
디베이트는 지식 집약적인 활동이다. 실전 디베이트에서는 주제가 주어지면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미리 많은 지식을 쌓아둬야 한다.
따라서 평소에 뉴스를 많이 접해야 하는데, 대부분 고등학생들이 신문을 읽거나 뉴스를 보는 등 시사적인 이슈를 파악하지 않는 게 약점이다. 대부분 디베이트 주제들이 시사와 관련이 있다. 평소에 CNN뉴스도 보고 뉴욕타임스, USA 투데이등 전국지를 보면서 뉴스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어야한다.
2. 실제 디베이트 대회에 많이 참가한다.
미국 전역을 돌면서 주말마다 디베이트 대회에 참가해본다. 고등학교 학생들도 디베이트 대회에 지속적으로 참가하는 게 좋다.
학교나 학원에서 디베이트 연습을 할 순 있지만 실제 디베이트 대회에 참가해서 새로운 주제를 놓고 낯선 경쟁자들과 토론을 벌이는 경험을 쌓으면 이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인터넷에서도 다양한 토론 동영상이 있는데, 훌륭한 디베이터들을 보는 것 자체가 좋은 공부가 된다.
3. 디베이트 활동이 학업에 도움을 준다
학생들이 평소에 접하기 힘든 주제들을 많이 접할 수 있기때문에 토론하면서 배경 지식을 쌓고 비판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 학업 성공을 위해 비판적 사고는 매우 중요하다.
주장을 분석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능력은 효과적인 에세이 작성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좋은 에세이를 작성하려면 먼저 주장을 하고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데디베이트 활동을 통해서 주장을 조직화하는 방법을 스스로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