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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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관리·저축 필요성 체험 통해 습득시키자

2013-07-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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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자녀들 효과적인 재정교육

경제위기이후로 지속된 실업사태로 대졸자들이 최근에도 풀타임 잡을 잡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게다가 대졸자들이 평균 2만여 달러이상의 학자금 부채까지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을 하지 못할 경우 재정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어린 자녀에게 재정교육을 시키는 것은 사실 영어나 수학, 과학 과목을 가르치는 것 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재정교육을 등한시해 자녀들이 성장해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사실 미국의 정규 학교에서도 재정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키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돈이 없어서 경제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돈을 많이 벌면서도 경제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재정교육의 부재탓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재정교육의 원칙을 알아본다.

■돈의 개념을 스스로 이해하게한다

대부분의 어린아이들이 직접 돈을 벌어 보기 전에는 마치 돈이 나무에서 쑥쑥 자라나는 것처럼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보통 더하기와 빼기의 개념을 알기 전에 이미 돈의 개념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해서 4살 정도의 아이라면 부모들이 ATM 머신에서 돈을 인출한다는 사실 정도는 이해한다. 그러나 그 돈을 벌기위해서 부모가 열심히 일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게 마련이다. 어린이들이 조금 더 성장하면 부모에게 이렇게 물어보게 된다. “오늘 일은 어땠어요, 그리고 오늘 얼마를 벌었어요?”라고 물어 볼 정도로 돈의 개념이 서서히 자리잡게 된다.


■돈의 원리를 교육한다

바로 욕구를 만족시키고 싶지만 돈이 있어야 캔디, 장난감 등을 살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때부터 다임, 니클, 센트 잔돈까지 어린이들은 모으게 된다. 이러한 저축 욕구를 건전한 재정관리로 잘 연결시킬 필요가 있다.

즉 지출과 수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점을 자녀들이 깨닫게 하면 그 다음에는 지출 관리 개념을 저절로 터득하게된다. 예를 들어 1주일에 햄버거를 한 두차례 사먹는 것은 큰 부담이 안 되지만 네 다섯 차례 사먹을 경우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식으로 지출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축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가운데 예산 내에서 비용을 지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한다.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암기식 위주의 산수 교육보다는 스토리 텔링 방식으로 재정교육을 시키면 더욱 효과적이다.

■일찍부터 씨 뿌리면 열매 맺는다

가능하면 자녀에 대한 재정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낫다. 재정교육은 자녀가 돈을 못쓰게 억제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서는 곤란하며 또 인색한 사람으로 만들어서도 안된다. 재정교육은 경제 생활에서 돈의 의미를 제대로 일깨워 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자녀의 재정교육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켜주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자녀들이 일단 틴에이저가 되고 나면 부모의 조언에 덜 신경을 된다. 그대신 청소년들은 보통 돈을 모으기보다 쓰는 데 더 주력한다.

■용돈은 좋은 학습도구가 될 수 있다


자녀들이 어릴 때는 집안 일을 돕는 다든가 혹은 심부름을 시키는 등의 일로 조금씩 용돈을 주는 것도 고려해본다. 돈의 액수가 점차 많아지면서 어떻게 재정관리를 하고 준비를 해야하는 지 저절로 습득하게 될 것이다.

적당한 용돈의 규모는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달라진다. 초등학교때는 몇 달러 정도면 별 문제가 없지만 중고등학생이 되면 체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이때는 친구들끼리 어울리면서 점심이나 스낵을 사먹는 것은 물론 때로 영화관도 가기 때문에 일정하게 용돈을 지급해서 그 한도내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릴 때처럼 집안 일을 하면 용돈을 주기 보다는 집안 청소나 설겆이 정도는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자발적으로 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소년·대학생 큰 책임 갖고 있다

체킹 어카운트, 크레딧 카드와 부채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알아야하는 생활경제의 기본이다.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은행과 크레딧 카드에 대해서 교육하면 그들이 부모의 울타리를 떠날 때 재정적으로 더욱 돈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된다.

예를 들어 대학기숙사에 있다가 학생들이 같이 아파트 렌트 혹은 주택 입주를 하게 되면 렌트 비용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면 일정기간이 지날 경우 높은 이자율이 부과된다는 사실도 사용하면서 익히게 할 필요가 있으며 체킹 구좌를 관리할 경우 만약에 잔액이 마이너스가 되면 이에 대한 수수료를 물게 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한다.

■투자도 일찍 배우면 좋다

고등학생이 되면 금융시장에 대해 배우게되며 투자에 대해 손익을 본다는 사실을 투자하는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배우게된다. 이때 자그마한 액수의 돈을 한번 증권시장에 투자해보게 하는 것도 좋다. 실제로 어떻게 돈을 투자해서 이익을 보는 지 반대로 손실을 보는 지 스스로 체험하게 한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부모의 명의로 해야하지만 본인이 원하면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또한 생일선물로 옷이나 게임기를 사주기 보다는 우량 주식을 사주고 그 회사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도 좋다.

김주홍 투자분석가는 “어린 자녀들에게 디즈니랜드같은 우량주를 사주고 투자한 돈이 불어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게한다면 자연스럽게 금융의 흐름을 이해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꼭 돈을 번다는 것을 떠나서 경제관련 기사도 읽게되고 투자의 개념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재정교육 참고자료

연방 재무부에서는 www.moneyasyougrow.org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재정교육에 관한 다양한 자료와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는 5개의 연령층으로 나눠 각각 어린이들이 금융지식을 배울 수 있는 20개의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mint.com 웹사이트는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부모, 교사 입장에서 재정교육 문제를 어떻게 배우고 해결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내용이 사례와 삽화 중심으로 게재되어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한편 비영리단체인 ‘경제교육협의회’(Council for Economic Education)는 미 전역의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개인 재정관리에 대해 가르칠 수 있도록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위한 개인 재정교육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경제교육협의회에서 마련하고 있는 기준은 소득(Earning income), 지출(Buying goods and services), 저축(Saving), 크레딧 사용(Using Credit), 투자(Investing), 미래 보호 및 보험(Protecting and insuring)등 6개 핵심 카테고리이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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