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는 지난주 의학계에서 ‘비만’(Obesity)을 ‘질병’으로 분류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러한 AMA의 결정으로 인해 대략 7,800만명의 성인들과 1,200만명의 어린이들이 의학적인 처방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비만 환자로 분류됐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비만은 미국인 3명 중 1 명이 겪고 있는 매우 심각한 사회 문제이다. 비만은 심장 질환 및 당뇨 등 다른 질병의 주요 원인이 되는 동시에 의지력이 부족하다는 등 사회적인 선입관을 갖게 하므로 당사자에게 이중의 고통을 안기는 사회 문제이다.
AMA의 이번 결정은 의사들로 하여금 비만 환자들에게 비만이 초래하는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하고 비만을 극복하도록 돕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주었다.
하지만 AMA의 이번 결정은 병원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입법 정책 및 보험 회사의 규정, 그리고 우리 자녀들의 학교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의학 분야에서는 성인 비만이 그 주요 대상이지만 소아 비만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30여년동안 아동 비만은 두 배, 청소년 비만은 세 배의 증가세를 보여왔다.
비만과의 전쟁을 위해서 AMA가 권고한 방법 중에 하나는 1학년에서 12학년의 사이의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매년 비만의 원인 및 결과, 그리고 예방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 영양 교육은 체육 시간에 다뤄지고 있지만 얼마나 자주, 또 어떤 내용을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은 거의 없다. 많은 학생들이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이다.
제이미 올리버의 ‘음식 혁명’(Food Revolution)이라는 TV 프로그램은 매우 놀라운 현실을 카메라로 담아냈다.
올리버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교실을 찾아갔다. 그리고 6세짜리 아이들에게 싱싱한 토마토를 보여 주며 이 야채의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토마토 케첩이 아닌 싱싱한 토마토를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은 도대체 이것이 무엇인지 그 이름을 알아내지 못했고 토마토의 냄새를 맡아 보기도 하는 등 매우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한 아이가 드디어 대답을 했다. 그런데 그 아이의 대답은 ‘토마토’가 아닌 ‘감자’였다.
싱싱한 토마토와 감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올리버가 ‘케첩’을 만드는데 쓰이는 재료라고 힌트를 주자 어떤 학생이 놀란 듯이 ‘토마토 케첩을 그걸로 만든다구요?’라고 대답했다.
정말로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싱싱한 식재료 대신에 늘 가공 식품만 먹고 사는 세대의 슬픈 그림이다. 하지만 이는 그리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국회에서 피자와 프렌치프라이를 야채로 분류한 것을 보면 우리의 1학년 학생들이 싱싱한 야채의 이름을 알아내지 못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미국 여론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90%의 미국인들이 학교가 비만과의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78%의 부모들은 학교에서 건강한 음식을 제공할 경우 학생들의 학교 성적이 올라갈 것으로 믿는다고 응답했다.
또한 80%의 부모들은 영양 기준에 통곡류를 늘리고 염분을 감소하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83%의 부모들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습관에 대해서 가르쳐야 한다고 대답했다.
의학 협회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한 것을 통해 학교 점심 급식의 개선 및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교육, 체육 시간 늘리기 등 건강한 학교로 가는 합법적인 통로를 열어 주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