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 음악교육 시리즈
▶ 앤드류 김씨 3남매 음악하는 가정 분위기 영향 어릴 때부터 가족합창 자연스럽게 음악 전공
가족 중창단 ‘Kims to the King’이 오렌지카운티 로뎀교회에서 특창하고 있다. 왼쪽부터 루스, 샤론, 조슈아, 앤드류 김씨 가족.
‘사운드 오브 뮤직(Ths Sound of Music)’은 가족이 함께 즐기는 음악 영화의 고전가운데 하나이다. 이 영화에서 수녀 마리아는 어머니를 여읜 일곱 명의 아이들이 살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폰 트라프 대령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마리아는 군대식으로 엄격하게 교육받은 아이들에게 아름답고 즐거운 노래를 가르쳐주고 아이들의 명랑함을 되찾아준다.
영화는 2차 대전중 나치에 협력하기를 거부한 트라프 대령이 가족합창단을 만들어 오스트리아를 탈출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마리아, 폰 트라프 대령, 자녀 7명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된 가족합창단이 오스트리아의 국민정신을 상징하는 ‘눈 속에서 영원히 피어라’라는 내용의 에델바이스 노래를 마지막으로 남긴 채 오스트리아를 탈출하는 장면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남아있다. 어머니없이 군대식 교육으로 삭막하게 자라난 자녀들의 정서를 찾아준 것이 바로 ‘음악의 힘’이었다. ‘도레미 송’을 부르면서 마리아는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트라프 대령의 아내이자 일곱 자녀의 어머니로 변화된다. 이처럼 ‘자녀와 함께 하는 음악의 힘’은 크다.
세계적으로도 음악 가문에서 위대한 음악가가 탄생했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아버지도 음악가였다. 브람스의 아버지는 더블베이스 주자였다. 특히 세계적인 바이얼리니스트 정경화도 이미 어린 시절부터 다른 형제들과 함께 하는 가족 음악회를 통해 공연을 시작했다. 정경화는 솔리스트로 주로 활동했지만 종종 형제인 정명화, 정명훈과 함께 ‘정 트리오’라는 이름으로 명성을 떨쳤다. 고 이원숙 여사의 자녀와 음악에 대한 사랑이 세계적인 음악가족 정명훈, 정명화, 정경화의 ‘정 트리오’를 키워낸 원동력이 됐다.
자녀와 함께 음악을 즐기는 가정은 우리 주변에도 있다. 세 자녀가 모두 음악을 전공한 앤드류 김씨 가정은 CD 제작을 통해 가족의 사랑과 화목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세실리아 정씨는 딸에게 음악교육을 시키다가 늦 나이에 음악도로 입문해 못다 핀 꿈을 키우고 있다.
■가족의 하모니오렌지카운티 로뎀장로교회에서 10여년간 찬양대를 지휘하고 있는 앤드류 김씨(54)는 아내 소영씨와의 사이에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장녀 샤론(26세)은 현재 CAL Arts 대학원 성학과에 재학중이다. USC 음대 3년을 수료하고 텍사스 UTEP 성악과로 편입해 엘파소시 오페라단에서 소프라노로 활약했다. 현재 발렌시아 소재 CAL Arts 대학원에서 성악을 공부하면서 교회에서 아버지의 찬양대 지휘하는 일을 돕고 있으며 졸업후 교수의 꿈을 갖고 있다.
외대 영어과를 졸업한 김씨는 재학중에도 과외활동으로 외대합창단을 이끌었다. 김씨는 “자신이 어릴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고 기타치는 것도 즐겨했기 때문에 샤론이 전공문제로 고민할 때 목소리가 좋고 음악에 관심이 있어하는 것을 고려해 음악 전공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아들 조슈아(24)는 파운틴 밸리 하이 합창단에서 학생 지휘자로 활약했고 대형샤핑몰에서 기타치면서 노래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으며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음악기술(Music Technology)을 전공했다. NYU 대학원에서 사운드 디자인(Sound Design)을 공부한 후 현재 뉴욕시의 뮤직 매니지먼트 사에서 음악레코딩 업무를 보고 있다.
차녀 루스(22)는 파운티 밸리 하이 합창단에 최연소로 입단해 학생지휘자를 맡기도 했으며 현재 USC에서 뮤직 저널리즘을 전공, 졸업 후 음악전문 기자로 일할 꿈을 갖고 있다.
세 자녀의 공통점은 모두 음악을 전공했으며 또한 아버지가 지휘하는 찬양대에서 함께 노래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장녀가 음악도의 길로 들어선 것이 계기가 되어 세 자녀가 다 음악을 전공하게 되었다”며 “의사나 변호사 같은 직업이 더 유망할 지 몰라도 자녀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스스로 찾았고 열정을 갖고 일한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김씨는 최근 세 자녀와 함께 가족중창단 ‘Kims to the King’을 조직해 성가곡 CD 2개를 제작했는 데 “이 과정에서 자녀들과의 세대차도 극복하고 조화를 꿈꾸며 상처를 치유하는 가운데 잃어버렸던 사랑을 회복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1집 ‘예수사랑(I love Jesus)’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해 2집 ‘빛가운데로 걸어가면(Walking in the Sunlight)’을 내놓았다. CD에는 자매의 듀엣, 부자 듀엣, 삼중창, 사중창 등이 골고루 포함되어있으며 특히 자매의 노래는 유투브에 ‘생명의 양식-김초희, 김서희’로 검색할 수 있다.
김씨는 “페인팅 회사를 운영하면서 자칫 메마르기 쉬운 이민 생활에서 가족이 함께 하는 음악을 통해서 정서적으로 풍요함을 얻고 삶의 에너지를 얻게된다”고 말했다. 남편과 자녀들의 음악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어머니 김소영씨는 “우리 가족의 음악이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를 주고 복음을 전하는 음악이 되길 바란다”고 밝히고 “자녀들도 이러한 마음으로 평생 노래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