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한희영 l 한국을 찾고 알자
2013-06-03 (월) 12:00:00
고등학교 문예반 시절 친구들과 함께 만든 문예반의 문집은 내게 잊지 못할 소중한 책이 되었다. 그리고 20년을 훌쩍 넘겨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와서 한국학교 교장를 하면서 북가주역사문화교육위원회 위원으로서 함께 만든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소중한 책이 ‘한국을 찾아라’, ‘한국을 알자’이다. 북가주에서 ‘요코이야기 퇴출’ 운동을 하면서 한국의 역사문화교육에 관한 절실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재외동포 학생이라는 현실에 합당한 교재가 없는 실정 앞에서 그럼 우리가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협의회가 하게 되었다. 역사문화교육위원회를 만들고 한국사와 문화에 대한 단원을 설정하고 내용을 정하면서 정말 멀미나도록 만났다.
만나 토론을 하고 연구를 하면서도 사실 반신반의했다. 과연 책이 나올 수 있을까?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북가주 역사문화교육위원회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여러 단체의 후원금으로 기대 이상의 멋진 책이 만들어졌다. 1권 ‘한국을 찾아라’와 2권 ‘한국을 알자’는 현재 40여개국의 300개 학교가 사용을 하고 있다. 사실 책을 만드는 것도 힘든 일이었지만 책을 보급하는 건 더 큰 일이었다. 하지만 힘든 일은 의외의 선물을 안겨주었다. 협의회 임원으로서 발송을 담당하면서 본의 아니게 미국 전 지역, 캐나다 그리고 세계 각지의 한국학교 선생님들과 책을 매개로 이메일을 주고받는다. 케냐로 놀러 오라는 케냐의 선생님, 파키스탄의 위험을 알려주는 선교사님, 당나귀가 책을 배달해주었다는 멕시코 교장선생님, 그리고 미국 각지에서 책을 받을 설렘을 전해주는 열정의 선생님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다 보면 내 삶의 지경이 더없이 넓어짐을 느낀다.
아이들과 이 교재로 수업하면서 또 부족한 점을 느껴 다시 교육과정 개발에 들어갔다. 또다시 우린 멀미나게 만나고 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우리의 수고가 한국학교 교사들에게 조금 더 쉽게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된다면, 또 아이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친근하게 와 닿는다면 이 일이 또하나의 귀한 열매가 될 것이다. 뒷마당의 라일락 향기가 잔잔한 요즘 세계 각국 미국 전역의 한국학교 선생님들의 수고와 열정이 작은 하나의 꽃잎이 모여 진한 향기를 발하는 그들의 모습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