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주택검사(Home Inspection)는 대체로 주택의 건물외부(Exterior) 및 주택이 자리하고 있는 지형(Topography)을 살피는 것으로 시작된다. 주택의 외부는 대체로 차도(Driveway), 계단(Stairway), 현관(Porch), 앞뜰과 뒤뜰(Patio) 그리고 정원(Garden), 축대(Retaining Wall) 혹은 옹벽, 담(Fence), 나무(Tree), 보도(Sidewalk), 데크(Deck)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뭐니뭐니해도 주택외부검사의 주 관심사는 지붕물받이(Gutter)와 수직홈통( Downspout)을 포함하는 주택주변의 배수(Drainage) 상태 및 외관에 존재하는 안전(Safety)상태 점검에 있으며 실지로 홈 인스팩션에서 많은 지적을 받고 있는 편이다.
주택보험(Homeowner Insurance)의 배상청구(Claim) 항목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누수 혹은 빗물로 인한 주택피해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배수상태의 점검은 실상 주택검사에서 가장 중요한 최우선 점검 항목 중의 하나이다. 주택에서 최대의 누수발생 취약부분은 주택의 기초 구조물인 지하실(Basement)이다. 이는 글자 그대로 지하실이 지하에 건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하에 건축되는 관계로 방수처리 또한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틈새로 침투하는 누수현상은 수시로 발생하게 된다.
가랑비 정도의 비라면 시간이 흐르면서 신속하게 지상에서 자연스럽게 증발하겠으나 집중적으로 내린 소낙비의 경우는 다르다. 특히 지붕에서 흘러내린 빗물의 양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양보다 어마어마하다. 더군다나 요즘은 이상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집중 호우가 빈번히 내리고 있어 지붕과 집주변에 내린 빗물을 충분히 배수시키지 못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붕의 경우를 보자. 여름에 소낙비가 1인치(약 2.5cm)정도 오는 경우는 허다하다. 실상 이보다 더 많이 내리는 경우가 많다. 한 예로 2,400스퀘어피트(Square Feet: 약 30cm)면적의 지붕에 1인치 정도의 비가 내렸을 경우 그 빗물의 양은 무려 약 1,500갤론(Gallon)으로 이렇게 많은 양의 빗물이 지상에서 적절하게 배수되지 않았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뻔하다.대부분의 주택이나 건물의 경우 지붕물받이에 연결된 수직홈통이 지하배수관에 직접 연결되지 않고 지붕의 빗물을 그대로 지상으로 배출시키고 있다. 설사 지하 하수배수관을 통해 배출된다 하더라도 비가 적게 오던 시절인 오래전에 설치된 하수관의 배수능력이 턱없이 낮아 하수도가 넘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작년에 우리 한국의 광화문 일대가 글자 그대로 물바다가 된 적이 있다.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광화문일대에 설치된 하수시설이 시간당 70mm까지의 빗물을 감당할 수 있는데 당시에 100mm이상의 호우가 내린 관계로 물이 넘쳐 물바다가 된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일단 집의 수해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빗물이 집에서 가능하면 멀리 흘러나가도록 집주변 정지작업을 하는 것이다. 즉 경사를 두어 물이 멀리 흘러 내려가도록 해주는 것이다. 집 주변에 물이 고이는 현상(Standing Water)은 지하실 누수의 근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수되지 않고 집 주변에 고인 물로 인한 피해는 겨울에도 빈번히 발생한다. 눈이 녹은 후 배수되지 않은 물이 밤새 영하의 날씨에 표면과 지하에서 얼어붙어 늘어난 부피로 인한 압력으로 인해 지하실 콘크리트 벽에 균열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차도나 계단, 담, 축대, 보도 등에서 흔히 목격되는 균열(Cracks)은 지반 침하(Settlement)로 인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지반 침하로 인한 균열을 방치하는 경우 콘크리트 혹은 아스팔트 표면이 불규칙적으로 융기되어 종종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부상당하는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또한 균열사이로 침투한 물이 지반침하를 가속시켜 결국은 큰 공사를 유발시키게 된다.
따라서 미미한 균열이라 하더라도 아스팔트 혹은 콘크리트용 봉인제(Sealant) 등을 이용하여 갈라진 틈을 메워 줌으로써 균열 사이로 빗물이 침투하여 더 악화시키는 현상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아울러 겨울 동안 지반 침해보다는 균열 사이로 침투한 물이 얼어 늘어난 부피로 인해 그 피해가 더욱 가중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주변나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나무뿌리는 건물의 틈새를 사정없이 뚫고 들어 갈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하수관을 막아 버리는 무시무시한 존재로 변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비가 온 후 나무가 햇볕을 막아 주택외벽이 장시간 그림자 질 경우 벽에 곰팡이(Mold)가 생길 수 있고 벌레들이 집안으로 침투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주택검사를 하다보면 덩굴 옻나무(Poison Ivy)가 뜰이나 정원에서 목격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들 옻나무는 유사한 일반나무와 비교하기 어렵고 감염되는 경우 피부에 물집 혹은 발진이 생기고 종종 염증으로 인해 큰 고통을 받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