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녀 여름학원 비용에 ‘휘청’

2013-04-2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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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서 놀릴 수만도 없어 걱정이에요

SAT 준비반 등 수강료 수천달러에 달해
한인 학부모들 ‘학력양극화’ 우려도

"감당하기 어려운 SAT 학원비 때문에 식당 파트타임 웨이추리스라도 해야 할 판이에요." 여름방학을 앞두고 각 학원들이 여름방학 특별 SAT 강좌 등을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비용이 많게는 5천달러 이상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부 등 명문대학 기숙사에 머물면서 수주간 강좌를 듣는 캠프형 프로그램도 5천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져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학력이 세습되는 ‘학력양극화’ 현상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오클랜드 송모(46)씨는 10학년 된 큰딸을 여름방학 동안 SAT학원에 보내려 했지만 8주 프로그램 수강료가 2,500달러 이상이라는 말에 말문이 막혔다. 송씨는 "다른 집 아이들은 학기중에도 SAT학원에 다니지만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가정은 여름방학에만 보내는 것도 숨이 차다"며 "부모 능력에 따라 자녀들의 대학이 결정되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둘째아이의 여름캠프비로 1,000달러까지 추가하면 크레딧카드사의 현금서비스를 받아야 할 형편이라고 걱정스러워 했다.


산호세 김모(43)씨도 "방학에 아이를 집에서만 놀릴 수도 없어서 이것저것 캠프에 대해 알아봤지만 600-800달러의 수강료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아이들에게 폭넓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라고 낙담했다.

밀피타스 이모(45)씨는 "교육을 신분상승의 가장 유력한 사다리로 여겼던 한국사회 현상이 이곳 동포사회에서도 답습되고 있다"며 "고소득층 자녀들은 고액의 사교육을 받아 명문대를 졸업한 뒤 사회 상위층으로 진출하는 반면 저소득층 자녀들은 제한된 기회 속에서 제자리에 머물기 쉽다"고 평했다. 그는 "서울 강남 부촌 거주자들이 서울대 입학률이 높은 것처럼 미국도 마찬가지"라며 "교과서만 공부하고 수석했다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씨는 "그렇다고 용단을 내려 사교육에 완전 눈을 감기도 어려운 것이 부모들의 딜레마"라며 "내 아이만 뒤처질까 하는 두려움에 빠듯한 형편에도 무리를 해서 학원에 보내게 된다"고 털어놨다.

프리몬트 정모(38)씨는 "SAT 등 사설학원은 저소득층 웨이브(공제) 혜택이 거의 없지만 비영리단체나 정부기관이 운영하는 여름캠프 프로그램에는 있다"며 "문을 적극 두드리는 자는 무료수강 수혜까지 받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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