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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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쉬쉬하다 살인 부른다

2013-02-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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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살해 범행은 주로 가정 폭력을 쉬쉬하고 있다 불거지는 사례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버지니아 훼어팩스 카운티가 최근 발표한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카운티에서 발생한 가족 살해 사건 14건 중 8건이 당사자들 간의 다툼에서부터 서서히 시작됐다. 범죄 보고서는 카운티 수퍼바이저회에 의해 설치된 특별 위원회인 ‘훼어팩스 카운티 가정 폭력 및 살해 조사팀’이 작성했다.
가정 폭력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학대하는 경우도 많지만 대체로 배우자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 살인 사건 피해자들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가정 폭력 피해자들은 대체로 자신들이 받은 학대를 친지는 물론 경찰에도 알리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발생에 앞서 경찰에 학대 행위를 신고한 적이 있는 피해자는 단지 3명뿐이었다.
또 이들 3명 중 단지 한 명만이 살해되기 전 당국으로부터 보호 명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 하원에서 여성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케이 코리(민, 훼어팩스) 의원은 주민들 상당수가 집안내 폭력 문제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덮어두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피해자들이 학대 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 의원은 현행 법 하에서는 피해자들이 법원으로부터 보호 명령을 받아내는 것조차 어렵다며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코리 의원은 여성 피해자들이 법원의 보호 명령을 쉽게 받아낼 수 있도록 개선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코리 의원은 또 “개선안을 논의 할 때 피해 여성들에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선정적인 문제에만 매달리는 관행도 문제”라고 말했다. 주 의회는 최근 회기의 여성 문제 입법 추진에서 피임과 낙태에 대한 사안에만 주로 관심을 기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팀은 가정 폭력 예방 대책으로 사회복지 서비스 담당자의 훈련 및 재교육 강화, 현장 방문 횟수 확대, 폭력 위험이 높은 가정에 대한 사전 파악 기능 개선, 주변에서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사생활을 방해하는 스토커에 대한 단속 향상 등을 제안했다.
조사팀 보고서에 의하면 가족 살해 사건 중 63%는 총기가 사용됐으며, 범인 50%는 범행을 저지르기 전 피해자를 살해하겠다는 위협을 했다. 범인과 피해자의 평균 연령은 각각 45세, 40세로 파악됐다.
<안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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