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2월5일 재외국민 참정권이 본국 국회에서 통과되고 지난 대선과 관련 본국 선관위는 투표율이 70%가 넘었다면서 혹세무민했지만 전체 재외유권자의 7.1%만이 투표에 참여했을 뿐이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총선에서는 1표에 51만원, 지난 대선에서는 25만원이 넘게 소요된 ‘고비용 저효율’의 표본이기도 했다. 이 같은 결과는 바로 현지 사정을 확인이나 실사하지 않고 내린 ‘책상머리 정책’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책상머리 정책’이 재현되는 듯하다. SV에 세종학당을 설립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물론 세종학당의 취지에 대해서는 반대할 일이 아니다. ‘세종학당’은 ‘외국어 또는 제2언어로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자를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고 교육하는 기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기관을 만드는 것에는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하지만 세종학당재단이 과연 각 지역의 상황들을 정확하게 알고 일을 추진해 나가는지 묻고 싶다.
LA나 워싱턴의 경우 한국문화원에서 한국문화 보급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 또한 SF에 위치한 IIC에서도 오래 전부터 한국어교육 석사과정을 개설, 교육해왔고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쳐왔다. 충분히 세종학당 설립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SV지역은 상황이 다르다.
그럴만한 자체적인 교육시설을 갖춘 곳도 없거니와 수십 곳의 한국학교가 설립되어 운영이 잘 되고 있다. 자칫 영리에 눈이 먼 이들이 세종학당을 품는다면 기존의 한국학교에서 교사들을 빼내오거나 하는 무리수가 생길 수도 있어 자칫 기존의 한국학교 운영을 밑바닥부터 흔들어 버릴 수도 있다.
SV에서의 당면과제는 세종학당 설립이 아니라 한국문화원을 설립하는 것이 오히려 우선인 듯싶다. 그런 다음 한국문화원에서 세종학당을 설립하고 이곳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보급하는 것이 옳은 순서라고 본다. 수백 명의 북가주지역 한국학교 교사들이 세종학당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괜한 분란만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은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좋은 정책을 세워나가는 한 방법이다.
<이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