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홈오너(Homeowner)들 중에는 이웃이나 친구들의 요청까지 받을 정도의 뛰어난 기술과 수리상식을 가진 핸디맨(Handyman)들이 더러 있다. 라이선스를 소지한 전문가들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홈오너들의 바탕은 스스로 전문적인 책을 습독해서 기술력을 축적한 자도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보고, 듣고,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서 필요한 기술을 습득한 자들이 대부분이다.
요즘 인터넷을 통한 정보전달 시스템의 발달과 특히 없는 것이 없는 유투브(Youtube.com)의 동영상을 통한 시각적 현장실습은 백문이 불여일견(백번 듣는 것이 한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속담)의 의미를 새삼 일깨워 준다. 이들 핸드맨(혹은 Do-it-yourselfer)들은 전문가들의 도움없이 집에 필요한 웬만한 수리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 중 홈오너 핸드맨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수리 중의 하나는 바로 전기다. 그런데 의외로 부주의로 인한 사고도 왕왕 발생하곤 한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히 접하고 하루도 쉼이 없이 애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전기이다 보니 당연히 수리도 쉽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2가닥 선(120볼트: Hot 혹은 Live Wire와 Neutral Wire)만 연결하면 전기가 들어오니 오직 쉽게 여겨지겠는가. 그런데 오늘날 한가닥 선이 더 늘었다. 기존 2가닥선에 추가된 접지선(Grounding Wire, 혹은 어스선:Earth Wire)이 바로 그것이다.
벽을 수리한다든가 문을 수리한다든가 하는 일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일은 아니나 많은 시간과 노동력을 요구한다. 그러나 전기는 잘못하면 생명을 앗아갈 수 있고 화상을 입히는가 하면 화재까지 발생시켜 재산을 허무하게 날려버리는 아주 무서운 존재임을 간과해서는 않된다.
홈오너 핸디맨들이 가장 흔히 하는 전기작업 중 하나는 자주 사용하는 고로 역시 잘 마모되는 스위치(Switch)와 아웃렛(Outlet 혹은 소켓:socket)을 교체하는 일이다. 스위치는 2가닥의 전선 중 한가닥을 차단시켜 전등을 끄거나 전기기기를 끄도록 고안되어 있다.
스위치에 연결하는 선은 핫와이어다. 주의해야할 것은 연결 전 감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주전기 차단패널(Main Circuit Breaker(혹은 Fuse) Panel)에 있는 해당 브리커 스위치를 내린 다음 볼트테스터를 이용해서 스위치에 아직도 전원이 연결되어 있는지 재차 확인하도록 한다.
2가닥선 혹은 3가닥선(접지선포함)에서 핫와이어는 검정색 PVC피복으로 감싸여져 있다. 그런데 실수로 혹은 사전 지식이 없는 관계로 흰색 PVC로 감싼 중립선을 스위치에 연결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중립선에 스위치를 다는 경우 전등이나 전기기기는 항상 통전상태로 있게 되고 이를 만지는 경우 감전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아주 위험하다.
일단 핫와이어를 스위치 몸체에 연결한 후 추가 안전을 위해 전기테이프로 몸체를 감싸 주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마무리 작업 중 하나다. 와이어를 몸체에 연결할 때 연결나사를 단단히 조여 줘야 한다. 느슨하게 조이는 경우 방전으로 인한 과열로 선이 녹거나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래에 언급할 아웃렛에도 적용되는 아주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다.
아웃렛의 교체는 좀 더 주의와 숙련을 필요로 한다. 핫와이어와 중립선, 경우에 따라서는 접지선까지 연결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여기서 접지선은 초록색 PVC피복으로 감싸있거나 때로는 PVC피복이 없는 구리선으로만 되어 있는 선을 의미한다.
아웃렛의 표면 구조를 보면 구멍이 2개 혹은 3개로 되어 있는데 긴 구멍은 중립선을, 짧은 구멍은 핫와이어를 연결하며 하단 중앙에 있는 동그란 구멍의 경우 접지선을 연결하도록 구분하여 고안되어 있다. 아웃렛 내부 역시 각 선을 실수 없이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연결나사의 색을 달리하고 있는데 핫 와이어는 구리색, 중립선은 흰색, 접지선은 초록색 나사로 되어있다.
이렇게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홈 인스펙션을 하다보면 선이 거꾸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를 왕왕 보게 된다. 핫와이어와 중립선을 뒤바꾸어 연결한 경우가 가장 많은 편이며 간혹 중립선과 접지선을 뒤바꾸어 연결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아주 위험한 연결 상태로 일반 테스트기기로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여기서 접지선은 추가안전을 위해 세탁기 등의 전기기기와 대지를 연결하는 도선으로 다시 말하면 전기선의 일부를 땅에 연결하여 누설전류를 땅속으로 흐르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번개의 강한 전류를 땅속으로 흐르게 하여 사고를 방지하는 피뢰침의 원리와 같다.
따라서 접지선은 기기에서 발생하는 누설전류로 인한 사람과 동물의 감전사고방지와 전기기기의 손상을 방지함은 물론 과전류등 이상전압을 사전에 대지로 방출시켜 전기를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 목적이 있다. 만일 누설전류가 흐르고 있는 상태에서 접지선이 없다면 누설전기는 기기에 접촉한 사람의 몸을 경유해서 땅으로 흐르게 되어 인체에 심각한 충격을 주게 되고 심한경우 사망에 이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