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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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기·스케줄 세우기 잠들기 전 대화 등 바람직

2013-02-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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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교육 아버지의 역할

책 읽어주기·스케줄 세우기 잠들기 전 대화 등 바람직

한인 학부모 해리 김씨가 올해 초등학교 4학년 린제이와 3학년 오스틴 두 남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현대는 모계사회이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대학 진학이나 취업 면에서 더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남성상도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정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머니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커짐에 따라 요즘 아버지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점차 위축되고 그 역할이 무시되고 있다. 즉 아이를낳아서 키우는 일은 어머니가 맡은 일이며 아버지의 역할은 대단치 않다고 여기는 것은 교육적으로 문제가 될 것 같다. 과거에 비해 아버지는 주변의 존재로 물러나 있게 된 것이 오늘날 가정이 처한 현실이다. 바쁜 일과 때문에 자녀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아버지의 입장으로서는 아버지의 교육적 역할수행은 고사하고 우선은 아이들과 친숙해지기도 힘들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녀들에게 어떤 훈계나 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특히 한인 가정에서는 유교주의적이고 권위적인 환경에서 자랐던 아버지들이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방식이 자신이 교육받았던 대로 쫒아가기 쉬운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버지가 가정의 경제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 위치와 권위를 지니는 일도 중요하지만 자녀 교육에서도 어머니가 못 미치는 영역의 지도를 담당해야 한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정과 학교, 커뮤니티에서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본다.

컨퍼런스·클래스 활동 다양한 자원봉사
학교 자주 방문 시간보내기 자녀와 친밀감

■집에서 도와 줄 수 있는 일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아버지는 자녀의 학업성적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자녀들이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학교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다. 자녀 교육에도 투자가 필요하다. 세상에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다

독서능력은 자녀들이 성공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요소이다. 자녀들의 학업성적을 향상시키고자 하면 본인도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본인은 TV 드라마를 보면서 자녀에게는 책을 많이 읽으라고 독려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두 명의 아들을 모두 아이비리그에 진학시킨 한 학부모는 자녀들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예 집에서 TV를 없앴다고 한다. 그리고 집을 책으로 채웠다. 이 방으로 가도 책, 저 방으로 가도 책, 거실에 가도 책… 이렇게 하다보니까 자녀들이 할 일은 책 읽는 것밖에 없어 당연히 집안 분위기는 독서삼매경이 되었다. 결국 두 자녀는 모두 유펜에 합격했고 대학원도 아이비 계통의 학교를 졸업했다. 자녀에게 모범을 보인 가장의 자녀 교육이 적중한 케이스이다.

또한 어릴 때에는 자녀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자녀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것은 물론 책과 친해지는 지름길이 된다. 또한 주기적으로 도서관에 데려가서 같이 책을 읽기도 하고 좋은 책을 빌려오기도 한다. 미국의 도서관은 장서가 비교적 많은 편이며 어린이를 위한 리딩 프로그램도 많이 제공한다. 어려서부터 책과 함께 한 아이는 학업성적에서도 당연히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영어가 되었든 수학이 되었든 역사, 과학 등 모든 과목이 일단 많이 읽고 이해를 하는 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매일의 스케줄을 세운다

자녀의 스케줄을 세워주는 것이 어머니의 몫만은 아니다. 아버지도 이 일에 적극 개입할 수 있다. 가령 예를 들면 TV 시청을 무턱대고 막을 수만도 없기 때문에 하루에 1시간 이상은 보지 못하게 한다든가 숙제나 스페셜 프로젝트를 봐주고 어려운 문제를 풀어주는 등 자녀가 학과공부를 잘 따라가고 있는지 감독하는 것이다.


자녀의 학과공부를 아버지가 다 알 필요는 없다. 전문지식이나 깊이 있는 문제들은 성인도 풀기 힘들다. 단지 옆에서 조력자가 되어주는 것이다. 자녀가 문제를 스스로 풀어갈 수 있도록 도와줄 때 정신적인 조력을 받아서 의외로 문제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자녀가 잠들기 전에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강화한다

취침시간은 자녀들과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데 있어서 가장 완벽한 시간이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와 함께 놀면서 재미있었던 일, 기분 좋았던 일, 슬펐던 일들을 아버지에게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해준다. 자녀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있다면 포옹해 주고 어루만져 준다. 같이 기도를 해주어도 좋다.

아버지도 재미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고 어린 자녀의 경우에는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자녀가 곤히 잠들 때까지 같이 있어 준다. 자녀들은 아버지가 나의 정서적인 버팀목이라는 것을 저절로 느끼게 될 것이다.

■학교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일

학교나 유치원에서 자녀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자녀, 학교 카운슬러와 함께 장래의 활동을 계획한다.

●부모와 교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컨퍼런스와 학교, 클래스 활동에 참여한다.

●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아버지들은 학교에서 보조교사, 혹은 학과 후 특별활동의 리더, 필드트립의 운전자. 사회활동이나 체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직장에서의 경험을 자녀들에게 들려줄 수도 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서 교육이 어떻게 현재의 커리어로 연결되었는지 자녀들에게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준다. 말 그대로 현장 교육의 효과를 보는 셈이다.

●학교의 자녀를 방문한다

학교를 방문해서 자녀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거나 점심식사를 하면서 자녀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알아본다. 자녀들은 학교에 와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아버지를 보면서 친밀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자녀들이 아버지를 존경하게 되고 사랑을 느끼게 된다.

●담임선생님을 찾아본다

문제가 있어서 담임선생을 찾을 때는 이미 늦다. 담임선생에게 자녀에게 혹시라도 무슨 문제가 발생한다면 바로 알려줄 것을 부탁하고 자녀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아줄 것을 당부한다. 자녀를 편애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녀 이야기를 들려주면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부모 얼굴을 아는 학생에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학교의 프로그램을 충족시키는 일에 앞장선다

운동장에 새로운 운동기구가 필요하다든가 학교 소풍에 요리사를 필요로 하는 등 학교에서는 항상 학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자주 발생한다. 이럴 때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해결을 위해 힘쓴다.

요즘처럼 불경기에 학교 예산마저 긴축재정으로 돌아선 시기에는 밴드부를 해체한다든가 특별활동 프로그램이 폐지될 수도 있다. 이럴 때 기금모금 파티나 혹은 기부를 통해서 그 프로그램을 살린다든가 활성화시킨다면 학교 측에서는 더 말할 나위 없이 고마워할 것이고 학교와 학부모, 자녀의 관계는 한층 더 끈끈해 질 것이며 저절로 존경받는 아버지가 될 것이다.

●PTA 모임에 적극 참석한다

학부형 모임에 참석해 학교에 바라는 부모들의 목소리를 반영시킬 수 있도록 한다.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준다고, 자꾸 요청하고 부탁할 때 학교에서도 자녀 교육에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자녀들의 학업성적을 향상시키고 학교의 지명도를 높이겠다고 하는데 이를 말릴 학교는 없을 것이다.

■ 커뮤니티에서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

●학교 스포츠에 참여한다

정기적으로 자녀들의 스포츠 활동에 함께 참여한다. 축구를 해도 좋고 농구를 해도 좋고 방과 후 혹은 주말에 자녀들과 같이 놀아주다 보면 그들과 친해진다.

●커뮤니티 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한다

자녀들과 함께 거리를 청소하든가 불우이웃에게 옷과 음식을 나눠주는 활동을 같이 한다. 주말에 한 번씩 다운타운 홈리스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그들의 손을 한 번 따뜻하게 잡아주면서 이웃 사랑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가족들과 함께 자주 야외로 나간다

가족들이 함께 동물원, 박물관을 방문하고 콘서트도 보러가고 스포츠를 보러 스테디엄도 찾는다.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함께 하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친해지게 되고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깊어진다.

●커뮤니티 러닝센터를 사용한다

커뮤니티 러닝센터에서 예술과 음악, 미술, 컴퓨터 프로그램도 참여한다. 또한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코스들은 부모와 자녀들이 같이 배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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