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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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사건 줄고, 구입은 늘고

2012-11-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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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관련 강력 사건은 줄고 있으나 총기 구입은 늘고 있자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해석이 구구하다.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토마스 베이커 교수가 주 경찰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초부터 2011년 말 사이 총기 관련 사건이 24% 줄었다고 지역 신문 리치몬드 타임스-디스패치가 보도했다. 강력 범죄는 지난해 1만8,196건이 발생했으며 2006년의 2만3,431건에 비해 5,235건이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총기 판매는 73%가 증가했다. 지난해는 42만829정의 총기가 판매됐으며 2006년의 24만3,251정에 비해 17만7,578정이 많았다.
범죄학 및 연구 방법론 전문가인 베이커 교수는 일반적으로 총기 판매가 늘면 관련 범죄가 늘어나나, 이번 분석 결과는 이와 대조된다고 말했다.
베이커 교수의 분석 결과는 총기 규제에 대한 입장에 따라 아전인수 격으로 각각 달리 해석되고 있어 주목된다.
총기 규제 로비 기관인 ‘버지니아 공공안전센터(The Virginia Center for Public Safety)’의 앤드류 가다드 회장은 우선 이번 통계 자료가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총기 판매가 증가하더라도 범죄가 줄어드는 것은 가능하나 이들이 서로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다드 회장은 총기 구입자가 많아졌기 때문에 범죄가 줄어들고 있는지, 아니면 범죄가 낮아지고 있는 것을 이와 연관시키지 말고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제기하며 이들을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가다드 회장의 입장은 총기 관련 범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규제를 완화시켜도 된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총기 소지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베이커 교수의 분석을 다른 측면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총기 규제 반대 단체인 ‘버지니아 시민 자위권 연맹(The Virginia Citizens Defense League)’의 필립 밴 클리브 회장은 “총기 관련 강력 사건 발생은 누가 총을 갖고 있느냐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총기가 안전한 손에 놓여 있는 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범죄자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총기를 손에 넣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아무리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총기가 범죄자들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일은 힘들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클리브 회장의 입장은 총기 판매가 늘어났다는 분석 통계가 자칫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로 비약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커 교수의 분석에 대해 이익 단체가 각기 해석을 달리하고 있지만 정작 정치권에서 이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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