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벌써 FM 라디오 방송마다 크리스마스 노래로 청취자의 귀를 유혹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노래와 더불어 어김없이 등장하는 휘황찬란한 전구(Lights)나 촛불 장식들이 서서히 거리와 상가에 등장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했다는 신호다.
생각하기도 지겨운 허리케인 샌디가 할퀴고 간 자리에도 마치 슬프고 지쳐있는 마음을 달래기 위한 모습으로 어두운 밤을 지펴주는 형형색색의 불빛을 통해 그나마도 위안을 얻을 수 있으니 다행이다.
크리스마스 전구나 촛불 등의 장식자체는 일시적인 장식에 해당되고 항구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주택이나 건물 전등의 일부가 아닌 소위 미적항목(Aesthetic Items)이어서 홈 인스펙션 검사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홈 인스펙션시 안전상의 이슈(Issue)가 발견되면 일시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지적 사항이 될 수 있다. 이들 전구 장식품이나 혹은 촛불들은 부주의하거나 잘못 사용될 경우 감전 사고나 심각한 부상 혹은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내 일반가정의 80% 이상이 매년 실내외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다고 한다. 장식품들 중 트리(Tree)가 가장 많고 이외에도 전구 등 많은 장식을 통해 크리스마스 치장을 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매년 평균 250여건의 크리스마스 트리 관련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사망자가 14명, 부상자가 26명, 재산피해는 1,4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들 화재는 주로 전기쇼트(Electrical Shorts)나 인근의 촛불 혹은 드물게는 라이터나 성냥불 등의 사용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방소방청의 크리스마스 트리 가이드라인을 보면 크리스마스 트리는 물을 열심히 주어 마르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이는 생나무는 잘 타지 않는 반면 마른나무는 화재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 실험실에서 마른 크리스마스 트리를 대상으로 실시한 내용을 살펴보자. 마른나무 근처에 있던 화덕(Fireplace)의 불이 그 열기로 불과 3초만에 나무에 옮겨 붙은 후 5초만에 전체 크리스마스 트리에 번지고 불과 40여초만에 소파와 커피테이블, 카펫 등 방 하나를 통째로 태워버리는 무시무시한 화재장면을 인터넷을 통해 생생하게 목격한 적이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신선한 생나무를 사용토록 하는 것이다. 굳이 인조 트리를 사용하는 경우 화재지연재(Fire Retardant)로 제조한 인조트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철사 등으로 만든 인조나무의 경우 날카로운 철사에 전기선이 철사와 접촉하면서 감전사고가 왕왕 발행하기도 하기 때문에 철저한 주의가 요망된다.
생나무는 지속적으로 물을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나무 밑 둥지를 1-2인치 정도 높이로 자른 다음 물을 받치는 스탠드에 안전하고 견고하게 세우되 매일 스탠드에 물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생나무 구입시 싱싱한 나무인지 아닌지 여부는 보통 나뭇잎을 하나 당겨보고 만일 쉽게 잎이 빠진다면 싱싱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성냥이나 라이터를 가지고 놀 수 없도록 잘 보관하도록 하고 발화 가능성이 있는 화덕과 촛불, 전기히터 등으로부터 트리가 최소한 3피트 이상 떨어져 있도록 하되 유사시 피신이 용이하도록 출입구 등을 막지 않게끔 충분한 거리를 두어 세워 놓는다.
장식용 전구는 실험을 통해 안전성이 증명된 UL마크가 있는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고 반드시 내부용인지 외부용인지 구분하여 설치해야 안전하다. 보통 전구는 보관 후 매년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결된 전선이 벗겨져 있거나 손상되어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실외에 설치하는 전구의 경우 바람 등에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나무나 외벽에 단단히 붙들어 매도록 하고 보통 세트로 판매하는 전구는 한 개의 전기연결선(Extension Cord)에 3세트 이상 연결하지 않도록 하며 제품설명서에 언급되어 있는 규격의 전기 연결선을 사용하도록 한다. 이는 과중한 전기사용으로 인한 전선의 과부화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취침 중이나 외출을 하는 경우 전구를 소등하는 습관도 아주 중요하다. 이는 유사시 화재에 대처하고 아울러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인위적 조치이기 때문이다. 더 나은 분위기 조성을 위해 촛불을 켜놓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불이 쉽게 옮겨 붙지 않는 재료로 만든 촛대 혹은 받침대(Holder)를 사용하도록 하고 인화성이 강한 종이나 천 혹은 기타 장식물로부터 멀리 두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초가 다 탈 때까지 방치하지 말고 다 타기 전 초를 갈아주는 조심성이 필요하다. 중간에 끌 경우 완전 소등을 확인하도록 하여야 하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파라핀 초를 켜는 경우 타는 동안 발생하는 1급 발암 물질로 분류되어 있는 톨루엔이나 벤젠에 의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는 촛불을 켜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