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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여파 부동산 시장

2012-11-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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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디 휩쓸고 간 자리 주택 소유주 시름 깊어져

허리케인 여파 부동산 시장

샌디가 휩쓸고 간 후 지난1일 롱비치의 한 주민이 집안을 살치고 있다.

허리케인 샌디가 뉴욕과 뉴저지 일대를 휩쓸고 가면서 부동산 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다. 주택 손상으로 계약이 결렬될 위기에 처하거나 클로징 기한을 지키지 못해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를 입지 않은 주택 소유주들도 시장 위축에 따라 간접적인 피해를 받을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먹구름
모처럼 기지개를 편 주택 시장은 샌디로 인해 회복이 불투명질 것으로 전망된다.
샌디로 인해 대다수의 클로징이 보류된 데다 추가 인스펙션을 통해 보충 서류를 은행에 다시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기지 렌더인 은행들은 주택 소유주들이 샌디이전에 인스펙션을 이미 완료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확인 작업을 거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예정된 클로징 기한을 넘겨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셀러인 주택 소유주 입장에서는 추가 인스펙션 비용을 감수해야 하고 바이어 입장에서는 모기지 신청 이자율(lock in interest fee)에 따른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바이어가 모기지를 신청할 때 일정 기간내 계약을 만료하는 조건으로 이자율을 정하는데 이 기간을 넘기면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60-90일 정도다. 40만 달러의 론을 얻는 경우 하루 120달러내외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추가 기한까지 2,500달러를 내기로 합의하는 경우도 있다.


M&T 은행의 곽동현 모기지 전문가는 "허리케인 아이린이 왔을 당시에는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었으므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으나 이번에는 다르다"며 "회복 중이던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래된 주택이 많은 뉴욕의 경우, 꾸미기에 따라 차이가 커 계절별 편차가 큰데 샌디로 인해 집이 손상을 입고, 주변이 어수선하면 시장에 매물로 나와도 바이어들로부터 관심을 끌기 힘들다"고 말했다.

부동산 융자 전문 기관인 뱅크레이트(Bankrate)도 이번 허리케인으로 인해 주택 판매수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샌디 이후 피해를 입은 주택 소유주는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를 원하는 반면 잠재적 바이어들은 현재의 자리에 머물며, 구매를 미루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주택들도 이같은 시장의 영향으로 바이어를 찾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주말 계획됐던 상당수의 오픈하우스가 취소되는 등 한인 부동산 업계에도 여파가 일고 있다.

■주택 수리와 보상
주택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지붕과 지하실이다. 지하실의 고인 물은 퍼내면 되지만 지붕을 통해 들어온 물은 천정과 벽 등에 흘러 들어가 나무 구조물이 썩고 곰팡이가 퍼지도록 만든다. 김형민 홈인스펙터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온 경우, 비바람 등으로 틈새로 물이 들어갈 확률이 크다"며 "샌디 전에 인스펙션이 끝났더라도, 인스펙션 리포트에 적힌 문제점을 중심으로 바이어가 다시 한번 상세하게 살펴야 하며, 그 외의 문제점이 발견되면 인스펙터에게 확인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무로 인해 주택이 망가지면 보험회사와 해당 타운의 빌딩국에 신고해 오너 퍼밋을 받아야 한다. 또한 컨트랙터를 찾아 견적을 받고 사진을 찍어 두어야 한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샌디 때문에 피해를 본 주택 소유자들의 주택 보수ㆍ재건축 문의 전화가 건설업체로 쇄도하고 있다. 건설사들도 신규 인력 채용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부동산 거품이 붕괴로 6년째 침체 국면에 빠졌던 건설 고용시장에도 신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메릴랜드대 경영대학원의 피터 모리치 경제학 교수는 "건물 보수ㆍ재건축 등 샌디 복구 효과로 270억~370억달러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10월31일 개장한 뉴욕증시에서 홈디포, 로우스등 집수리ㆍ개조 건설업체 주식이 2~3%씩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보험 보상
보험전문가들에 따르면 쓰러진 나무로 인해 집과 빌딩에 손상이 갔을 경우 주택 보험으로 보상이 가능하다. 업소들의 경우 정전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옵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물품훼손(Spoilage)에 관한 옵션을 별도로 들었다면 냉장고의 상한 생선과 육류에 대해서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영업 손실액도 해당 옵션을 가입했다면 커버리지 금액만큼 보상이 가능하다.

침수피해는 주택 보험과는 별도다. 홍수보험(Flood Insurance) 가입자에게만 보상이 가능하며 일반 주택 보험으로는 보상이 불가능하다. 연방재난관리청이 관할하는 것으로 일반 보험회사에서는 서비스와 판매만을 담당한다.

리틀넥 올스테이트 보험의 존 서씨는 "침수피해보상은 홍수보험 가입자에게만 보상이 되기 때문에 주택 보험가입자는 혜택을 입을 수 없다"며 "비상사태이기 때문에 가입하지 않았어도 일단 연방재난관리청에 문의하는 것이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택 보험 가입자가 클레임을 위해 보험회사에 전화하기 전에 먼저 공사 관계자들로부터 견적을 뽑고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일 쓰러진 나무로 인해 벽이나 지붕이 상하면서 이로 이해 2차 피해로 주택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면 이는 주택 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상을 위해서는 사진 등 자료 확보도 중요하다. 집이 파손돼 거주가 불편할 경우 가까운 숙박 업소에 머물면 비용을 보상조항(Loss of Use)을 통해 보험사로부터 환불받을 수 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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