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인의 애국심

2012-09-04 (화) 12:00:00
크게 작게
삼성과 애플의 법적 싸움에서 삼성이 졌다. 이번에 참여한 일반 배심원들에게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디자인 카피나 기술의 도용 등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저들에게는 애국심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 싸움은 애플의 마당인 산호세에서 벌어졌다. 삼성맨들이 미국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대든 싸움이었다.

반면 한국의 법정에서는 한국 회사인 삼성이 이겼다. 거기에도 애국심이 있었느냐는 것이다. 이는 판사의 감정과 신념에서 온 판결이었을 게다. 나도 대한민국 국민이었으니 얼굴에 침 뱉는 일이지만 애국심이 우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 수밖에 없다.

미국인을 보자. 상대에게 여유롭고 기회를 주고 이해를 잘 하는 척 하지만 마지막에 자신의 잇속을 차리는 데는 조금의 양보가 없다. 50개 주가 독립적이면서도 연방이 잘 굴러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래서 언제 어디에서나 미국은 자기 손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삼성이 애플을 상대해서 재판을 시작하려면 최소한 저들의 마당인 산호세를 벗어나 다른 주에서 재판을 받을 준비부터 했어야 했다. 팔이 왜 안쪽으로 굽는 이유는 몸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자기 물건이 잘 팔려야 자기의 일자리가 늘고, 생활이 윤택할 것이 아닌가?

이제까지 우리는 미국에서 살면서 미국을 모르고 살 때가 많았다. 정신을 차려야 하고 우리도 애국심을 기르고 보여야 한다. 그렇다고 민족주의자가 되자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중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옳은 것은 옳다하고, 아닌 것은 아니요 하는 자리에 서자.

미국인의 애국심은 때론 이기적이기도 하지만 자국의 장래를 보는 눈을 가진 것이다. 우리도 이제부터 눈앞만 보지 말고 먼 내일을 보면서 살자. 그때 진정한 애국심이 나오고 과연 우리가 어떤 자세를 가져야 인정 내지 존경을 받을 수 있을지 알게 될 것이다.


<한재홍 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