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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성’‘나는 누구’담아내야

2012-07-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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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 토픽 선택

▶ 도움되는 10단계 스텝

‘독창성’‘나는 누구’담아내야

좋은 에세이 토픽은 독창성과 함께 자신이 잘 나타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아이디어와 기억을 먼저 정리한 뒤 좁혀 가면 좋은 것을 고를 수 있다. 실기 연습을 하고 있는 학생들.

이력서 만들면 과거 업적들 기억에 도움
너무 엉뚱하고 분석 힘든 소재는 부적절
일단 결정되면 자신감 갖고 써나가야

대학 지원서 에세이 작성을 여름방학 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정작 이를 시작하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 특히 가장 큰 첫 번째 장벽은 어떤 토픽을 고를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경우다. 토픽 선정을 잘할 경우 지원자의 자신감과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반대인 경우라면 약점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악재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이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반증이다. 자기를 잘 나타낼 수 있는 토픽을 찾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예비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10단계 스텝을 소개한다.

1. 브레인스톰
지원서의 에세이의 모든 질문 조항들을 빼놓지 않고 읽어보도록 하는 시작이다.


이를 읽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 또는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게 된다. 이런 것들을 바로 노트에 기록해 보도록 한다. 그것이 제대로 된 것이든, 아니든 일단 모두 기록해 놓은 뒤 나중에 선별작업을 하면 된다.

자기 생각과 판단으로 무의미하거나, 가치 없는 것이라고 결정해 버려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런 점들 때문에 항상 부모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이다.

자녀와 부모가 서로 다른 아이디어와 기억을 쏟아낸 뒤, 그 가운데서 옥석을 가리는 것, 즉 정말 중요한 토픽을 찾아내 가는 과정이 브레인스톰이다.

이를 위해 개인 이력서를 만들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몰랐거나, 잊고 있었던 것들을 떠올리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2. 각 아이디어의 독창성 판단
생각난 것들을 모두 토픽으로 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기 위해 좁혀가야 한다.

각 아이디어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 없다.

이를 걸러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기만의 독창적인 에세이를 쓸 수 있는 것인지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아닌 토픽들은 과감히 지워 가면 된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자신이 정한 토픽으로 에세이를 썼는데,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필명을 바꿨을 때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다면, 관심을 끌 수 있는 독창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


3. 독창성 접근하기
예를 들어 ‘아버지’란 토픽을 생각해 냈다고 가정하자.

이 토픽은 아마 수많은 지원자들이 선택하는 것 가운에 하나일 것이다.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이기 때문이지만,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아 글을 작성하는데 그다지 어려움이 크지 않은 이유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일부 수험생들은 너무 흔한 토픽이라고 쉽게 단정해 버리고 후보군에서 배제시켜 버린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오히려 정말 괜찮은 토픽을 사장시켜 버릴 수 있다.

아버지를 토픽으로 하더라도,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을 수 있다. 아버지가 매일 아침 등교하는 자신을 위해 팬케익을 만들어주었는데, 항상 정성을 다하면서 특별한 것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자신이 얻은 소중한 것이 있다면 제법 독창적인 내용이 된다.

평범한 것이라고 그 안에서 특별함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4. 자신이 나타나는지 분석
아무리 독창적인 에세이라고 해도 지원자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 된다. 항상 강조하는 ‘나는 누구인가’에 관한 문제다. 입학사정관들이 봤을 때 지원서 다른 항목에 나타나지 않은 뭔가 새로운 것, 독특한 점을 에세이에 나타나 있는지가 중요하다. 단순히 자신의 과거사를 나열하는 식으로는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

때문에 토픽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어떤 토픽을 놓고 곰곰이 생각하고, 과연 이 토픽에 나 자신을 제대로 나타낼 수 있는지를 분석해 보도록 한다.

5. 토픽 별 질문
독창성과 자신을 잘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추려낸 후보 토픽들에 대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면 알짜 토픽을 선별할 수 있다.
- 이 토픽이 훌륭한 사례와 이야기를 담고 있나.

- 토픽이 정해진 분량 내에서 소화가 가능할까.
-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 자신에게 정말 의미 있는 것인가.
- 다른 대학 에세이로 쓸 수 있는가.

6. 엉뚱하거나 위험한 토픽 피하기
독창성이 지나치면 황당한 토픽이 된다. 때문에 너무 지나치거나, 무리한 것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7. 분석 불가능한 토픽은 버려라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의 사고와 분석을 통해 인물 됨됨이를 살핀다.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는 토픽이라면 과감히 버리는 게 좋다.

8. 남들의 반응을 추정하지 마라
처음에 생각했던 아이디어 가운데 이제 버릴 것이 거의 남지 않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자신의 주제가 일반적인 관례나 관습에 벗어난다거나, 입학사정관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만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버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자신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9. 잘 쓸 수 있는 것을 고른다
이제 마지막 하나를 고르는 것만 남았다. 최종 낙점을 할 토픽은 본인 스스로 충분히 이해하고 분석해, 제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곧 자신감이기도 하다.

10. 결정되면 시작하라
좋은 토픽을 결정하기 위한 과정을 거쳐 최종선택이 끝났으면 곧바로 작성에 들어간다. 신중하게 고른 것인 만큼 이제부터는 알차고, 단단한 에세이를 작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문법, 철자법 등에서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토픽을 정해 놓았다고 이제 작성만 하면 된다는 식의 나태함이 자칫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시간 투자한 만큼 좋은 글 나온다

좋은 글은 양질의 단단한 쇠를 만드는 과정과 같다.

훌륭한 쇠는 뜨거운 불에 달구고, 망치로 수없이 내리친 뒤, 식히는 과정을 반복하는 가운데 탄생한다.

좋은 에세이도 이와 전혀 다르지 않다.

일차로 하나를 작성하고 난 뒤,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며 표현이나 문법, 철자법 등에 문제가 없는지 본인이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이 글을 다른 사람, 특히 대학생이나 친한 교사 등에게 보여줘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필요한 것은 취해야 한다.

이런 과정과 조언을 바탕으로 완성도를 높여가다 보면 상당히 좋은 에세이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인 만큼, 이번 여름방학 때 시작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입시전략이다. 정성이 담긴 글이, 마감이 임박해 부랴부랴 작성한 글과 절대 같을 수가 없다.

대신 이번 여름방학 동안 최선을 다해 단단한 에세이 하나만 작성해 놓으면 나머지 에세이들은 쉽게 이어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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