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1일이 무슨 날인지 아는 학생이나 학부모라면 이들은 조기전형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해마다 조기전형 지원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조기전형 마감까지는 4개월 정도 남았다. 이 정도 기간이라면 무엇을 해도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원서만 작성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조기전형에 대해 알아보자.
합격률 정시보다 높다고 쉽게 보면 오산
‘명성’보다‘코드’맞는 대학 찾는 게 최선
방학 중 에세이 작성·추천서 부탁 필수
조기전형이란
미국의 대학입시는 10월 말 원서를 마감하고 심사한 뒤 12월 중순께 합격자를 발표하는 조기전형(Early Admission)과 12월 말 마감한 뒤 3월 중순 이후 발표하는 정시전형(Regular Admission)으로 나뉜다.
또 조기전형은 다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1. 얼리 디시전(Early Decision).
이는 조기전형 지원 때 단 한 대학에만 지원서를 제출해야 하고, 합격하면 반드시 그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2. 얼리 액션(Early Action)
이 시스템은 ED와 달리 합격해도 입학 의무가 없다. 또 EA만 지원할 경우 여러 곳에 할 수 있다.
3. 싱글 초이스 얼리 액션(Single Choice Early Action)
ED와 EA의 중간 형태로 현재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스탠포드 등 최상위 명문 사립들이 채택하는 방식으로 단 한 곳의 대학에만 지원서를 제출하되, 합격해도 입학할 의무가 없다. 반면 한인들이 많이 지원하는 UC계열은 이같은 선발과정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
조기전형 중 얼리 디시전(ED)은 정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합격률이 높은데, 이 점 때문에 일부 학부모들은 조기전형이 더 대학에 들어가기 쉬운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물론 이는 잘못된 상식으로 조기전형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보다 확실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막연히 성적이 조금 떨어져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합격률이 높은 이유는 대학들이 요구하는 수준에 이르는 후보들 가운데 빼어난 인재들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경쟁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매년 대학들은 합격자 수를 실제 정원보다 훨씬 많이 선발하는데, 이는 나중에 실제 등록률에서 생길 수 있는 결원 등의 문제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기전형도 중요한 수단이 되는 셈이다.
조기지원 전 할 일
조기전형 시스템도 어찌 보면 수험생들에게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하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맹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특히 합격하면 다른 대학 지원 기회가 사라지는 ED 지원일 경우 더욱 그렇다.
1. 확실한 리서치
꿈의 대학이라고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조기나 정시 모두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고르고,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D인 경우 더욱 대학을 리서치 하는데 신중해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관건은 입학 후 후회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ED 지원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후보 대학들을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데, 학교의 풍토, 전공과목과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역시 이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게 캠퍼스 방문이다.
이번 여름방학 때 대학을 방문하게 되면, 대학 역시 방학 중이어서 매우 조용하다.
실질적인 정보를 얻는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그래도 가보지 않는 것보다는 한 번이라도 가보는 것이 낫다.
2. 실력 비교
실력이 한참 모자라는 학생을 조기전형이라고 해서 뽑아줄 것이라고 믿는다면 우둔한 생각이다.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현명한 입시준비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카데믹 스펙을 먼저 원하는 대학과 비교해 보도록 한다. 이는 이번 가을학기 신입생들의 프로파일을 찾아보면 되는데, 대학 사이트에서 직접 살필 수도 있고, 다른 온라인 정보들을 통해 알아볼 수도 있다.
3. 정말 꿈의 대학인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혹 명성이나 랭킹에 현혹돼 객관적인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특히 적지 않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편중된 대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이는 반드시 떨쳐버려야 한다. 잘 모르는 대학들 가운데 알찬 대학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대신 자신과 대학 코드가 얼마나 잘 맞는지, 그리고 원하는 공부와 전공을 택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것들이 나중에 나의 미래와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 등을 차곡차곡 챙겨야 한다. 심지어 그곳의 날씨까지 말이다.
4. 나는 준비됐나
과외활동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전제 속에서 준비상태를 가늠하는 것은 아카데믹 측면이다.
지난 11학년까지의 GPA, SAT 점수, AP 점수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보면 자기의 준비 수준을 점검할 수 있다.
방학 중 할 일
아무래도 정시보다 마감이 빠르기 때문에 지원서 작성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서둘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1. 에세이
조기전형 지원자들은 10월 SAT 시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대신 다른 일도 병행해야 한다. 그 중 중요한 것이 에세이 작성이다.
에세이는 주제만 안다고 해서 곧바로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전작업이 필요한데, 누누이 강조하는 개인 이력서(레주메)를 만드는 일이다.
고교과정의 성적과 SAT I & II 점수, AP 점수 및 이수과목 수, 과외활동 등을 총 정리하는 것이다. 특히 과외활동은 부모들을 챙겨줄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아직 어린 자녀가 판단하는 것보다 부모가 판단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것들이 있다는 점과, 자녀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부모가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찾으려고 노력하면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이런 것들이 나중에 에세이를 작성할 때 중요한 소재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력서 작성이 끝나면 큰 그림으로, 그리고 작은 그림으로 반복해 살펴보자. 대학 에세이 주제는 거의 같다. 특히 자신이 누구인지를 표현해야 하는 질문에 좋은 소재를 잡을 수 있다.
또 이 노력은 조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시전형 에세이 작성에도 매우 큰 부분에서 도움을 준다. 조기에 제출했던 에세이를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쉽지 않지만 방학 중에 틀을 잡아 놓는 것만으로도 지원서 작성 시간은 상당히 많이 줄어든다.
2. 추천서
눈치 빠른 학생들은 이미 여름방학에 들어가기 전 자신과 가까운 교사와 카운슬러에게 추천서를 부탁했을 것이다.
추천서는 받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제대로 된 추천서를 써주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새로 바뀐 공통원서(common app)에는 카운슬러에게 추천서를 보내지 않았을 경우, 그에 대한 이유를 묻는 항목이 생겼다. 지원자에 대해 잘 모른다거나, 시간이 없다는 칸에 표시를 하게 된다면 수험생에게 득이 없다.
혹 지금이라도 이메일 등으로 연락이 된다면 서로를 잘 아는 교사와 카운슬러에게 추천서 요청을 부탁해 보자. 미리 만들어 놓은 이력서도 함께 보내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황성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