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방학맞아 맞벌이 부부들 시름

2012-05-3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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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둘 수도 없고 맡기자니 재정부담

▶ 방치시 벌금•징역 등 큰 낭패

캠프 보내려면 수백-수천달러

여름방학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맞벌이 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방학 동안 자녀들을 마음 편히 맡길 곳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여름 캠프나 한국에 보내자니 수강료와 항공료 등 비싼 비용에 이마저도 용이치 않다.


산타클라라 거주 김모씨는 “지난해까지 장인과 장모가 번갈아 가면서 11살 된 아이를 봐줬지만 올해는 건강상 등 개인적인 문제로 돌볼 수 없게 됐다”며 긴 한숨을 쉬었다.

그는 “지금부터 맡길 곳을 찾고 있지만 적게는 700달러에서 많게는 1,000달러 이상을 요구하는 통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그렇다고 아이를 혼자 두고 직장에 갈수도 없고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같이 자녀들에게는 즐거운 여름방학이 어린 아이를 둔 학부모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모씨 부부의 경우 8세, 9세 된 연년생 자녀들은 부모가 일을 나간 새 둘이서만 집을 지키고 있다. 부부가 매달려 자영업을 시작한 뒤 점심시간에 잠깐 들어와 식사를 차려줄 때를 제외하고는 아이들만 집에서 있게 되는 일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어린 자녀들만 집에 남겨두고 일을 나가거나 외출을 하는 한인 부모들의 ‘아동 방치’가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가계에 압박을 받는 한인들이 데이케어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거나 낼 비용이 없어서 이같은 ‘아동 방치’의 위험을 감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당수의 한인 부모들이 이를 ‘괜찮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지만 이같은 인식이 더 큰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상담 기관 관계자는 “주변에서 한인 맞벌이 부부들이 일을 하기 위해 어린 자녀들을 그냥 집에 두고 문을 잠그고 나온다는 사례를 너무 많이 듣는다”며 “특히 여름방학 중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들이 집에 혼자 있는 경우가 많은데 혼자 있을 때 화재 등 사고라도 일어난다면 큰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자녀를 혼자 집에 두는 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어린 자녀를 보호자 없이 집에 두다가 적발될 경우 무조건 자녀들이 부모와 격리돼 양육시설로 옮겨지고 부모는 ‘아동방치’ 혐의의 경중에 따라 경고장을 받거나 의무 교육을 받아야 되며 상습적인 방치가 확인될 경우 부모가 재판에 회부돼 벌금형 또는 징역형 등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르면 아동방치 혐의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통상 6,000달러의 벌금에 최고 1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또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법적으로 ‘아동’에 해당될 수 있으며 이 연령대의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면 원칙적으론 아동 학대 및 방치 혐의로 부모가 처벌받을 수 있다.

관습적으로 일선 경찰 혹은 단속반원들은 12세를 전후를 기준으로 보호자가 필요한 나이로 보고 있다. 그러나 12세 이상이라도 어린 동생들이 있는 경우 혹은 신체나 정신상 장애가 있는 경우는 경찰이나 아동국 직원의 판단 하에 부모가 처벌 받을 수 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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