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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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담긴 작은 선물·감사편지로 감동을”

2012-05-1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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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교육구 100달러 이상 현금·카드는 교장에 보고 자녀들 통해 교사 취향·기호품 알아 보도록

▶ 1년간 가르쳐 준 교사에 고마움을

지난 5월6일부터 12일까지 한 주는 전국 교사 감사의 주였다. 어린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헌신적으로 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교사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한 것으로 다채로운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렸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가장 신경을 쓰게 되는 시기는 한 학년을 마칠 때이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이때가 다가오면 학부모들은 어떻게 감사를 표하는 것이 좋은지 고민을 하게 된다. 한국과 다른 환경과 교육문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수지 오 3가 초등학교 교장의 조언을 들어봤다.

■정성을 담아라
아마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담임교사를 위해 어떤 선물을 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면서도 너무 액수가 작으면 실례가 되는 것은 아닌지 헷갈려 할 것이다.
이는 다분히 한국적인 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액수의 크고 작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일 년 동안 내 아이를 잘 지도하고 보살펴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 학부모는 담임교사가 채식주의자란 사실을 알고 집에서 직접 야채만을 넣은 만두를 빚어 일부는 직접 쪄 오고, 일부는 냉동시켜 박스에 담아 선물해 교사가 큰 감동을 받은 경우도 있다.
이처럼 감사의 선물이란 반드시 고급스러워야 하는 것도 아니고, 큰돈을 들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 현금은 어떨까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교육구마다 규정이 있지만, LA 통합교육구의 경우 100달러 이상인 경우 현금이나 기프트 카드 모두 교장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다. 자칫 뇌물 같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으로 온 지 얼마 되지 않는 한 학부모는 책 속에 현금을 넣어 보냈다가 오히려 기분을 상하게 만든 경우도 있었다.
현금보다는 담임교사가 좋아하는 것, 아니면 교육에 필요한 것 등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를 선물하거나 기부하는 게 뜻도 좋고, 기억에도 남는다.


■ 자녀에게 물어보라
자주 학교를 방문해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이상, 담임교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도리가 없다. 이런 경우 자녀에게 물어보도록 한다.
예를 들어 교사가 커피를 즐겨 마신다면 20달러짜리 스타벅스 카드를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무조건 구입해 선물했는데, 정작 이 교사가 커피를 입에 대지 않는다면 그 의미가 퇴색해 버린다.
만약 자녀가 잘 모른다면 가장 일반적인 것에서 적당한 것을 선택하도록 한다.

■ 감사편지는 필수
영어가 부족해도 부모의 마음을 담아 전하는 감사의 편지는 교사가 영원히 간직하게 될 추억이 된다. 문법이 조금 틀리더라도 진솔하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꼭 함께 보내도록 한다.

■ 어떤 것이 좋은가
교사마다 취향과 성격, 그리고 생각하는 것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특별이 어떤 것이 좋다고 단언할 수도 없고, 권할 수도 없다. 아래 소개되는 것들은 가장 일반적인 것들이다.

1. 도서 구입 기프트 카드
교사들은 다양한 서적을 읽는다. 개인이 좋아하는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아이들 교육을 위한 자료를 얻기 위해 읽을 수도 있다.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기프트카드는 그런 면에서 가장 적당한 선물이 될 수 있다. 능력에 따라 액수를 정하면 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액수에 구애받지 않도록 한다.
2. 수업 도구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할 때 필요한 학용품들을 구입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색종이나, 서류를 정리하는 폴더, 연필깎이 등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교실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특히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워 각 교육구마다 재정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을 때 이런 선물들은 큰 도움이 된다.
이밖에 벽시계나 어린이들에게 적당한 클래식 음악이 담긴 CD 등도 좋은 선물이다.
3. 서적
재정적인 여유가 된다면 문학이나 과학 전집, 또는 위인전 등을 구입해 선물하자. 이 경우 액수가 100달러는 쉽게 넘어설 것이다.
이럴 때는 이런 전집류를 학교 도서관에 기부하되, 자녀의 담임교사에 대한 감사의 뜻이라는 문구를 기록하도록 하면 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해당 교사에게는 뿌듯한 자긍심을 선사하게 된다.
또 다문화 사회를 아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한국의 문화나 문학서적 중 영문판이 있다면 이런 것도 상당히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수업자료 복사 해주고 교실용품 지원 등

■ 연중 할 수 있는 감사활동
사실 학교 및 교사와의 관계는 평소에 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리고 많은 학교들이 학부모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어려울 때 학부모들이 작은 일이라도 도와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나은 선물은 없다. 이는 개인보다는 학부모회 등 여러 명이 힘을 모으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1. 학교 용품 지원
수업에 필요한 물품들을 파악해 지원해 주도록 한다. 교사들 가운데는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수업용 교재 등을 구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 카피 맘 되기
특별한 의미가 있는 단어는 아니고 수업에 필요한 자료 등을 학부모들이 복사(copy)해 주는 것이다. 양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이를 분담해 해결해 준다면 교사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
3. 기금 모으기
학부모들이 중심이 돼 학교기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재정지원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는 만큼, 학부모들이 힘을 모아 적당한 이슈나 주제를 가지고 행사를 개최해 모금운동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것도 훌륭한 활동이다.
4. 자원봉사
보조교사 등 학교에서 교사 또는 학교 일을 도울 것이 제법 많다.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봉사활동에 참여한다면 그만큼 일손을 덜어주게 된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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