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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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인스펙션/ 사상누각

2012-05-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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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사상누각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난다.
모래위에 세운 집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다. 자고로 모래는 잘게 부스러진 돌과 매우 작은 돌알맹이로 이루어진 흙을 의미한다. 강가나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래는 해변을 걸으며 느끼는 백사장의 낭만을 주고 또한 집이나 건물을 지을 때 반드시 필요한 콘크리트 구조물(Foundation)의 중요한 재료로 사용되는 쇄석이다. 이렇게 좋은 모래도 때로는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지고 흩어질 수 있어 사상누각은 기초가 든든하지 못한 모래위에 지은 집은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교훈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집을 지을 때 잘 다진 흙 위에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단단한 콘크리트 기초 구조물을 건축하게 되는데 모래와 시멘트 그리고 물을 섞어 만든 콘크리트의 견고함은 우리가 거주하는 집이 오랜 세월을 견디어 내게 하고 온 집의 뼈대(Frame)를 굳게 바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홈 인스펙터들도 집의 근간을 이루는 콘크리트 기초 구조물이 존재하는 지하실을 검사할 때면 긴장을 하게 된다. 관심이 갈만한 중요한 문제들이 많이 발견되는 곳이고 만일 그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실상 주택매매가 성사될 가능성이 적어질 뿐만 아니라 설사 매매에 관계없이 실시된 검사라 하더라도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많이 발견되는 문제는 바로 균열(Crack)과 누수(Leak)다. 이러한 균열과 누수문제에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원인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균열의 주원인은 콘크리트
가 가지고 있는 자연적인 수축현상(Shrinkage)과 집을 지은 후 오랜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주로 잘 다지지 않는 토양 혹은 지반위에 건축된 콘크리트 기초 구조물이 지하수흐름의 변화와 지하구조물의 바닥 밑과 외벽 면에 배수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지반의 침하현상(Settlement)과 부실한 방수처리로 인한 원인을 들 수 있다.

홈 인스펙터들이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아니나 바이어나 홈 오너들은 먼저 어떤 지역에 집을 지었는지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지진으로 인한 지형의 변화와 산사태 등으로 인해 토사가 빈번히 무너져 내리는 지역인지, 잦은 침수발생으로 흙이 내려앉는 등 지반이 취약한 지역인지, 심지어는 쓰레기 매립지역에 흙을 덮어 만든 지역인지도 알아 볼 필요가 있다.특히 매립지역에 지어진 집의 경우 장기적으로 지반 침하현상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마찬가지로 흘러내려온 토사가 축적되어 쌓인 지역의 지반 또한 장기적으로 지반의 변화로 인한 침하 현상으로 인해 집이 기울거나 잦은 균열과 누수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은 지역에 따른 특성으로 인근 인접지역에 많은 균열과 지반이 기우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면 이 역시 우리 동내에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기록들은 타운정부나 관련기관에 문의하면 확인 혹은 열람이 가능하다. 아울러 염두에 두어야 할 곳이 있다. 하천이나 호수 인근지역에 건축된 집의 경우 지하실이 지하수면(Water Table)보다 낮다면 문제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평상시에도 대지가 습하거나 젖어있는 지역이나 비만 오면 바로 배수가 되지 않고 질퍽거리다가 진흙토로 변하고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는 현상을 보인다면 이 또한 습기가 많은 지역임을 직감할 수 있다. 여하튼 일반주택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는 바로 누수문제다.

홈 인스펙션을 하다보면 지하실에 물을 퍼내는 펌프(Sump Pump)가 설치되어 있는 집을 보게 된다. 이 펌프가 있는 이유로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이 펌프는 물이 지하실에 고이는 경우 센서가 작동하여 자동적으로 고인 물을 집밖으로 내보내는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데 준비성이 많은 주택소유자들은 혹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한 예비차원에서 이 펌프를 설치하기도 한다.

예를 든다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특징상 수도관이나 하수관이 터지거나 물이새면 지하실에 고이기 마련이고 아울러 지하실에 세탁기 등이 있기 때문에 펌프설치는 역시 물이 새는 경우에 대비하는 최적의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대부분 지하실에 누수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설치된 경우가 많다. 비가 오지 않는 평시에도 펌프에 물이 자주 고인다면 혹 지하실이 지하수면 아래까지 파고 들어가 있는 경우와 아니면 주택주변의 배수상태가 좋지 않아 주택주위에 물이 고이는 경우의 수를 엿볼 수 있다.

한번은 본인에게 집터가 좋은지 문의하신 바이어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인스펙터는 집터가 좋은지 안 좋은지는 판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배수가 잘 되고 있는지, 땅의 상태, 즉, 습한지 아닌지 관하여는 검사보고서에 언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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