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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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는‘차별화된’공부벌레를 원한다

2012-04-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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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T 만점·전교 1위들 줄줄이 낙방, 왜?

▶ 한인 학생들 대개 비슷비슷 독창성 부족 AP·SAT II 도전적 과목 좋은 성적 필요 과외활동서 나만의 특별함·열정 보여야

2012 가을학기 입시에서 아이비리그 대학들을 비롯해 유명 사립대들이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올 가을에 지원서를 제출해야 하는 11학년 학생 및 학부모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특히 아카데믹 면과 과외활동에서 훌륭한 스팩을 갖춘 지원자들이 줄줄이 불합격됐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을 더 해야 합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 양 유에스 에듀콘 수석 컨설턴트, 이정석 아이비드림 대표, 대니 변 플렉스 칼리지 프랩 대표, 이춘배 교육상담센터 원장 등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은 ‘특별함’이었다. 이들의 의견을 정리했다.

■ 아카데믹에도 질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카데믹이라고 하면 학교성적(GPA), SAT I과 II, AP 시험을 들 수 있다.
이 모든 요소들은 대학 입시에서 상당히 중요한 것들로 어느 것 하나 소홀해서는 안 된다. 가능하면 최고의 점수를 받는 것이 유리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몇 가지 착각하는 게 있는데 그 중 하나가 SAT 만점에 수석 졸업은 아이비리그 입학에 결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확히 답을 한다면 “아니다”이다. 이번 입시에서도 전교 1위를 다투는 우수한 후보들이 줄줄이 불합격됐다.

GPA의 경우 가급적 올려주려고 하는 것이 고교들의 일반적인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즉 GPA가 뛰어나다고 해서 그대로 인정받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한데, 바로 AP와 SAT II(서브젝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SAT I 점수에 모든 것을 거는 경우다. 여기에만 집중하다 보면 자녀를 과대평가하기 쉽다. 물론 이 점수가 중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전부가 아니란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결론을 내리자면 높은 GPA를 받는 것에 더해 SAT II와 AP 클래스에서 도전적이면서 필요한 과목들을 골라 좋은 점수를 받아내야 아카데믹 면에서의 성취도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또 SAT I 시험은 일반적으로 2-3번 치러보면 거의 자신의 점수가 나타나기 때문에 가뜩이나 입시준비에 부족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GPA와 SAT I 점수가 높고, AP 과목을 몇 개 했다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실제 그 안의 내용과 구성을 분석하는 것이 올바른 입시준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 틀을 깨라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학생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서로 너무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민가정이 갖는 문화의 탓도 크다.
누가 무엇을 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면, 곧바로 다른 사람들이 똑같이 따라 간다. 마치 그것이 성공의 지름길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입시에서도 매년 똑같이 반복된다.
어떤 특별함이나 독창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는 아시안 지원자들 전반에서 쉽게 발견되는 현상이다.
결국 입학사정관들은 아시안 학생들의 지원서에서 뭔가 남다른 것을 찾아내기 힘들고, 관심이 덜 갈 가능성도 커진다. 손해는 결국 지원자들 몫이다.

또 다른 문제는 다른 인종에 비해 한인 등 아시안 수험생들이 인터넷인 페이스북 등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단히 심각한 현상으로 자신의 재능과 관심사를 스스로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을 빼앗아 버린다.
이게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고 생각한다면 일과 후 가정에서 부모들이 무엇을 하는지 스스로 더듬어보자. 적지 않은 수가 TV 또는 컴퓨터를 통해 드라마 등에 몰입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모습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따라할 것인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이에 대한 해답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함께 놀아주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녀가 어디에 관심을 두는 지, 무엇을 좋아하는 지 등을 쉽게 알 수 있고, 궁극적으로 입시에서도 여러 면에서 상당한 도움이 된다.
물론 이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겠지만, 한 번은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이며, 예비수험생들과 관련해서는 별도로 정리한다.

■ 숫자 외에 다른 것이 있다
대학이 합격자를 고를 때는 학업능력과 과외활동 등 여러 요소를 평가한다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최상위권 대학들은 여기에 추가로 보는 것이 있다.
교수들의 시각에서 본 최고의 학생, 재학생과 교직원, 교수들이 원하는 학생을 원한다는 뜻이다.

교수들이 원하는 학생이란 무조건 실력과 재능이 뛰어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배우려는 열정을 갖고 수업에 임할 수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물론 실력은 기본이지만 강의실에서 수시로 토론하고, 동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제자를 받아들이고 싶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 아시안 학생들은 오로지 학점에만 신경을 쓸 뿐, 그 외의 일에서는 별다른 참여도, 관심도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정말 학문을 배우고 싶어 하는 열정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대학 재학생과 교직원들이 원하는 학생이란 대학과 잘 맞는지 여부를 보는 것이다. 성격은 물론, 입학 후 학교를 위해 헌신하고 다른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인지를 따진다고 보면 된다.
지원자들이 대학을 고를 때 자신에게 맞는(fit) 대학을 리서치 하듯이 대학에서도 거꾸로 대학이 원하는 자신들의 문화에 맞는 지원자를 선택하는 셈이다.


이는 곧 지원서와 에세이를 작성할 때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신중한 생각을 반복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탑 상위권 대학들은 정말 다른 학생보다 무엇인가 뛰어나거나, 우월한 것이 갖춰져 있기를 기대한다.
전국 단위 경시대회 우승이나 남들이 인정하는 봉사활동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 결론은 ‘특별함’
전문가들은 명문 사립대학 합격의 관건은 결국 ‘자신만의 특별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훌륭한 성적과 과외활동은 기본이다.
특별함이 강조되는 이유는 해를 거듭할수록 지원자들의 성적이나 과외활동 등 스팩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가 점점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깊이 있는 활동을 통해 열정과 목표, 성취도 등의 키워드가 나타나는 것이 곧 특별함이다. 이를 진단하는 방법 중 하나는 본인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자신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것으로, 스스로 열정을 발견하기 힘들다면 대학에서도 발견하기 힘들 것이다.
이것저것 한 것은 많은데, 그 안에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핵심이 없다면 겉만 번지르르한 속빈 강정이 되기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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