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봄을 맞아 리모델링 제품의 판매가 늘고 있다. 특히 욕실은 적은 투자로 집안 분위기를 업그레이드할수 있어 리모델링으로 가장 인기다. <사진 출처=홈디포>
주택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리모델링(remodeling)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더 넓은 주택으로 이사를 갈 여유가 안 되는 주택 소유주들은 리모델링을 통해 좀더 편안한 주거 공간을 누릴 수 있고 주택 판매 희망자들은 주택 거래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리모델링 수요
전국주택건설협회(The 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는 올해 주택 리모델링 비용이 전국적으로 8.9%, 2013년에는 11.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리모델링 시장 인덱스 43에 비해 연말에는 48.4로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모델링 업체인 HDR리모델링의 짐 팁 사장은 “사람들이 모기지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려고 하지 않는다”라며 “현재 있는 집에 머무는 대신 공간을 좀 더 개선시키는 쪽을 선택한다”라고 말했다.
차압주택을 포함, 기존 주택 매매가 증가하면서 리모델링 일자리도 함께 늘고 있다. 연방노동국의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월 주택 리모델링 업계 종사자는 전년대비 5.8% 늘어난 25만700명에 달했다. 이는 2006년 12월 이래로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전국 건축가협회(AIA) 커밋 베이커 수석경제연구가에 따르면 패니매는 2011년 수리가 필요한 차압 주택 수리비용으로 총 6억달러를 소요했다. 홈디포도 지난해 4분기 수익이 예상치를 뛰어넘었다고 지난 2월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2012년 리모델링 관련 비용은 총 1,12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판매에 큰 도움
오픈하우스를 앞두고 리모델링을 끝내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한인 부동산 업자들에 따르면 리모델링은 주택 가격을 높이거나 매매시기를 앞당기는 주요 전략이 되고 있다. 마이더스 부동산의 티나 김 사장은 “주택 역시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아무리 집이 싸도, 상태가 안좋으면 주택구입희망자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요즘처럼 가격이 낮아진 때는 리모델링으로 큰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도 주택 매매까
지의 기간을 3분의 1수준으로 앞당길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 부동산 업자는 “최근 주방 마루를 바닥으로 깔고 어플라이언스를 몇 개 바꾼 한 주택소유주는 주택 가격을 2만달러 정도 더 올려서 판매하기도 했다”라며 “차압주택을 구입, 리모델링을 한 후 수익을 남기는 판매자도 종종 등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주택구입희망자들은 마룻바닥을 선호하는 추세다. 집이 어둡다면 리모델링은 밝은 색으로, 집안이 밝다면 좀 더 고급스러우면서 어두운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하다.
■비용과 기간
한인건설업자들에 따르면 2베드룸 유닛의 주방을 기준으로 캐비넷 교체와 바닥마루, 페인트 등 전체적으로 주방을 리모델링 하는데 드는 비용은 1만5,000~2만달러선이다. 공사시작부터 완성까지는 2주정도지만 색상과 디자인 등을 따로 주문할 경우 기간은 훨씬 많이 소요된다. 최근에는 마호가니 색상과 자연갈색, 베이지 등의 기존 인기 색상외에도 흰색 등 튀는 색상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김영진 도므스 건설 및 한샘 키친 사장은 “다양한 색상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싱크대 하나만 보더라도 가구라는 개념을 가지고 선택과 관리를 해야 한다”라며 “주변 가구와 색상이 얼마나 어울리는지, 본인이 원하는 색상은 어떤지, 전문가들과 상의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리모델링을 할 때는 주부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작업 동선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팬이 있는지 여부도 확인, 꼭 필요한 시설을 보충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주방의 역할이 식사나 요리를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컴퓨터를 하거나 재충전 등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이웃하는 거실과 복도, 방 등과의 통일성을 고려해서 디자인과 색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욕실도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리모델링이 가능하고 유틸리티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기존 시설을 LED 전구, 듀얼 플러시(Dual Flush), 절약형 변기(water saving toilet)로 교체하려는 주택 소유주들이 늘고 있다.
리모델링 전문 웹사이트 하우스로직 닷컴에 따르면 올해 욕실 리모델링 트렌드는 절약 외에도 최첨단 설비다. 워터센스 심볼이 표시된 샤워헤드를 설치하거나, 수압을 물 뿐 아니라 공기로도 조절하는 레인 샤워 헤드를 사용하면 물을 아낄 수 있다.샤워시 물의 온도, 양, 마사지 세팅 등 다양한 기능이 가능한 샤워 컨트롤러를 설치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 가격은 300~3,500달러로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고가 제품의 경우 스팀 기능과 바디 스프레이, 음악연주 기능까지 가능하다. 이외에도 하이테크 변기와 아이폰 및 mp3를 연결하는가 하면 텔레비전 스크린 설치 등 다양한 기능이 소개되고 있다. TV 화면을 욕실 거울에 설치할 경우 가격은 2,200~2,400달러다.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 리모델링 트렌드로 나무와 스톤을 이용한 내추럴한 디자인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택 소유주들이 크게 튀지 않으면서 내구성이 뛰어난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최근 AIA의 홈디자인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블과 그랜나잇(granite) 같은 내추럴 스톤이 리모델링의 주요 재료로 전체 재질 중 53%를 차지하고 있다.
■주의해야 할 점
바닥에 마루를 설치할 경우에는 HOA의 승인을 요구하는 콘도나 주택이 있기 때문에 마루를 설치하기 전에 HOA에 미리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주택을 증축하거나 새로 화장실을 만든다면 시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만일 허가없이 했다가는 주택을 팔 때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축 또는 개축을 할 때는 반드시 라이선스가 있는 업자를 고용해야 한다. 리모델링을 고려할 때 가장 우선순위는 주방과 욕실이다. 바닥, 냉온방 시설, 차고 개조, 가드닝, 수영장이 그 뒤를 잇는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