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 저렴·강의 스케줄 융통성 많아
수업 분위기 느슨·학생들 교류는 적어
18세 이상 가주민 고교졸업자에 자격
UC 계열대학과 주요 사립대 정시전형 원서접수가 모두 마무리됨에 따라 12학년생들은 이제 원하는 대학으로부터 두툼한 합격 통지서가 도착하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올 가을학기 4년제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은 2년제 대학인 커뮤니티 칼리지(CC) 입학이라는 옵션을 갖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가정형편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일단 CC에 진학한 뒤 UC 등 4년제 대학으로 편입을 선택한다.
CC에서 종합대학으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대학 및 전공 선택, 우수한 학업성적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CC를 발판삼아 4년제 대학으로 편입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이 알아야 할 사항들을 짚어본다.
#입학자격
한인들에게 잘 알려진 LA 시티 칼리지(LACC), 샌타모니카 칼리지(SMC) 등을 비롯해 가주 내 CC는 모두 112개에 달한다. 이 중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려면 가주 주민인 경우 만 18세 이상이거나, 고교 졸업장을 소지하고 있거나, 고교졸업 자격시험을 통과하면 된다.
가주 거주자가 아닌 경우에도 입학이 가능하지만 각 칼리지마다 비거주자 입학자격 관련 규정이 조금씩 다를 수가 있다. 일부 CC의 경우 로컬 하이스쿨에 재학 중인 고교생들의 등록을 허락해 칼리지 수준의 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원서접수는 언제
대부분의 CC는 학기시작 후 몇 주까지 입학원서를 접수한다. LACC의 경우 오는 3월부터 2012년 가을학기 원서를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다. 각 대학마다 원서접수 시작 시기가 다를 수 있어 관심 있는 학교 웹사이트에 접속해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 학기(semester) 제도를 시행하는 CC들은 보통 8월 중순 또는 8월 말에 가을학기가, 1월 중순 또는 1월 말에 봄 학기가 시작되며 쿼터제(3학기) 시행 학교의 경우 가을학기와 봄학기 사이에 겨울학기가 있다. 거의 모든 CC들은 5월 말 또는 6월부터 여름학기를 운영한다.
#온라인 지원
학생들은 CC 공통지원 웹사이트인 www.cccApply.org에 접속해 CC 입학원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학생들은 한꺼번에 여러 CC에 지원할 수 있으며 4년제 대학과는 달리 지원할 때 수수료는 없다. 일부 CC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원서접수 수수료를 부과하기도 한다.
만약 진학을 희망하는 CC가 이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그 학교 공식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원서를 접수하면 된다. 온라인으로 원서 작성을 원하지 않을 경우 해당 CC 입학사무처에 연락해 종이 원서를 우편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필요한 추가서류
대부분의 CC는 지원자들에게 고등학교(또는 대학) 성적증명서(transcripts)를 요구한다. 또 가주 거주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서류도 학교 당국이 요구할 경우 제출해야 한다. 보통 학생이 제출한 원서가 처리되는 즉시 합격여부를 통보해 준다. CC의 경우 기본자격을 갖추기만 하면 입학이 허가되므로 합격률이 100%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재정보조도 가능
CC는 4년제 대학보다 학비가 훨씬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재정보조를 전혀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학 당국은 재정보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꼭 신청할 것을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재정보조 신청을 접수하면 가정의 수입과 자산, 부양가족 수, 대학생 자녀 수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자격여부를 결정하며 무상 보조금(grants)을 수령하지 못하더라도 융자 등 다른 옵션을 부여받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정부 그랜트나 융자를 타내기 위해서는 4년제 대학과 마찬가지로 연방 무료 학비보조 신청서(FAFSA)를 접수시켜야 한다.
#장단점 꼼꼼히 따져야
CC는 학비가 저렴하고 학급당 학생 수도 적으며 재학생들에게 4년제 대학으로 편입기회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적합한 교육기관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지만 반면에 얻지 못하는 것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 장점
1. 저렴한 학비-CC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저렴한 학비다. 칼리지 보드에 따르면 미국 내 공립 CC의 연 평균 학비는 2,544달러로 4년제 공립대학의 7,020달러, 4년제 사립대학의 2만6,273달러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학비가 싸다. 이로 인해 경기 침체기에 수많은 학생들이 고교졸업 후 곧바로 4년제 대학에 가지 않고 CC에 진학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2. 편입 옵션-학사학위 취득이 목표인 학생들도 CC에서 2년간 공부한 뒤 얼마든지 종합대학으로 편입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다. C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학생들의 높은 성취욕을 4년제 대학들이 높게 평가한다.
3. 다양한 직업훈련-모든 학생들이 학사학위를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이런 학생들은 CC에서 원하는 직업훈련을 받은 뒤 곧바로 사회로 진출할 수 있다.
4. 대학 적응훈련-CC는 기본자격을 갖춘 모든 학생들에게 대학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곳에서 대학 캠퍼스 분위기를 경험한 학생들은 훗날 종합대학에 편입해서도 기죽지 않고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
5. 융통성 있는 스케줄-CC는 주간, 야간, 주중, 주말을 막론하고 강의가 열리기 때문에 풀 또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는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는 학생들의 거주지에서 가깝다는 것이 장점이며 캠퍼스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클래스를 제공하는 학교도 더러 있다.
▲ 단점
1. 종합대학 적응-CC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할 경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 학교를 신입생 때부터 다닌 터줏대감들과의 경쟁도 큰 도전이 될 것이다.
2. 준 학사학위(AA) 경쟁력 떨어져-CC에서 수여하는 AA를 받고 사회에 진출할 경우 4년제 대학 학사학위 소지자보다 낮은 연봉을 받게 될 확률이 높다. 연방 센서스 통계자료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의 평균 연봉은 5만2,200달러인데 반해 AA 학위 소지자들의 연봉은 3만8,200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3. 느슨한 분위기-터프한 학업기준을 적용하는 4년제 대학과는 달리 CC 캠퍼스 분위기는 느슨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입학이 쉽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4. 학위 취득에 많은 시간 투자-상당수 CC 학생들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학교에 다닌다. 이로 인해 AA 취득에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풀타임으로 일하는 직장인 학생들은 일과 학업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