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가 재정난 타개를 위해 외국인 및 타주 출신 학생 유치에 본격 나서면서 캘리포니아 출신 학생들에게는 입지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2학년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머릿속에서 항상 떠나지 않는 것들 가운데 하나가 2012년 가을학기 입시에 대한 전망일 것이다. 수년 동안 대학입시는 점점 경쟁률이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여 왔다.
그리고 이런 추세가 이번에도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부담이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고 있다. 매년‘역대 최고 지원자’ ‘역대 최저 합격률’이란 말이 반복되는 미국대학 입시. 2012학년도 가을학기 신입생 선발에 대한 이정석 아이비드림 대표, 양민 유에스 에듀 컨설팅 대표,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스 대표 등 입시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해 정리했다.
대학재정 확보 위해 외국인·타주생 선호 가속
대학들 등록률 높이려‘얼리 디시전 강화 가능성’
하버드·프린스턴‘얼리 액션 싱글 초이스’부활
■ 추세 변하지 않을 것
전문가들은 이번 입시가 지난 수년의 트렌드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입을 모았다. 지원자 수의 증가가 아닌, 지원서 수의 증가가 결국 또다시 경쟁률을 높이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물론, 개인 당 지원서 제출 수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거꾸로 합격률은 지난 입시에 비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 같은 원인은 매년 떨어지는 합격률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가장 큰 원인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으려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전방위 노력이 이번 입시에서 더욱 확산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 조기전형 지원자 증가
지원자 수가 늘어나고, 합격률은 떨어지는 현상이 대학들의 입장에서 볼 때 그리 반가운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대학이 필요로 하는 인재들을 선발했지만, 이 합격자들이 곧바로 자신들의 대학에 실제 입학할 것인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대학은 매년 정원 플러스 알파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이는 최대한 실제 등록률에서 정원에 구멍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허수가 점점 커지는 현상에 대한 대책 마련이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대학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조기전형, 특히 합격하면 반드시 입학해야 하는 얼리 디시전 시스템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기자(wait list) 수를 늘려 막판 정원 조정에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최상위권 사립 조기전형
이번 입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하버드와 프린스턴이 얼리 액션 싱글 초이스 시스템을 부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시스템을 이용하는 대학은 기존의 스탠포드와 예일을 합해 4개 대학으로 늘어났다. 하버드와 프린스턴의 시스템 변화는 그동안 우수 인재를 다른 두 대학에 빼앗기고 있다는 현실적인 고민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최상위권 대학들의 조기전형 전쟁이 시작됐지만, 탑클래스 수험생들에게는 그만큼 기회의 폭이 넓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학비 이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 입시에서 학비란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 거주 학생의 경우 가정형편이 어려우면 명문 사립대에 뒤지지 않는 UC계열을 선택할 수 있었고, 사립대들 역시 상당한 학비지원을 통해 학생들을 유치했다. 하지만 불과 수년 사이에 미국의 교육은 온통 ‘돈’이 최대 이슈가 돼 버렸다. 심지어 명문 사립대들도 이젠 재정보조 없이 학비를 부담할 수 있는 학생들을 선호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캘리포니아 한인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UC의 경우 지속적인 학비 인상으로 점차 ‘저렴한 학비, 수준 높은 교육’이란 명성이 퇴색하고 있다. 더욱이 모자라는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타주 및 외국인 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이는 재정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 거주자의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점이다. 특히 피자를 나누는데, 중위권 이상의 실력을 가진 학생들이 많은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학생들은 UC의 타주 및 외국학생 유치, 그리고 주의회 차원의 학생 인종비율 반영 등 여러 요소들에 의해 점차 이들의 몫이 줄어드는 형국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황성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