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이 자신의 배우 인생을 걸고 감행한 ‘LA 도피 드라마’는 결국 만 하루만에 ‘촬영 복귀’를 결정하는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KBS 2TV의 드라마 ‘스파이 명월’ 출연 거부 파문 후 돌연 미국에 와 본보에 “모든 걸 내려놨다”며 심경을 밝혔던 남가주 출신 인기 탤런트 한예슬(29·미국명 레슬리 김·본보 16일자 A1·A3면 보도)이 LA 도착후 꼭 24시간만인 16일 오전 10시30분께 LA국제공항(LAX)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한예슬은 곧바로 오후 12시30분 출발 대한항공 018편 탑승 수속을 한 뒤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전날과 같은 회색 원피스 복장에 후드 티를 입고 은색 선글라스를 쓴 한예슬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으로 본보 취재진에게 “고맙다”고 짤막하게 인사를 한 뒤 한국으로 돌아가는 심경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LA에 온 한예슬은 잘 아는 목사님 집에서 하루를 묵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항에서는 전날 한예슬을 마중 나왔던 친구로 보이는 여성 1명과 함께 또 다른 남성 2명이 그녀를 안내하고 있었다. 이들은 한예슬이 “잠도 제대로 못자고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예슬은 이에 앞서 소속사를 통해 이번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사과하고 한국 도착 즉시 촬영 현장 복귀 의사를 밝혔다.
한예슬의 소속사 싸이더스HQ는 한국시간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대한 신속히 귀국해 현장에 복귀, 최선을 다해 끝까지 촬영에 임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속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당시 한예슬 씨가 바쁜 촬영 스케줄로 인해 심신이 상당히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고 그런 상태에서 촬영을 강행하다 보니 판단이 흐려져 이처럼 많은 분들께 피해를 끼치게 되었다"며 "한예슬씨와 소속사 모두 이와 같은 상황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다시 한번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한예슬의 이같은 심경 변화는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KBS와 제작사가 한국시간 18일까지로 최후 복귀 시한을 못 박으면서 여배우 교체 불사와 수백억대의 소송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히자 빨리 귀국해 사태를 수습해야겠다는 쪽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급히 한국으로 날아간 어머니의 간곡한 설득도 한예슬이 급거 귀국으로 맘을 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한예슬의 어머니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예슬이가 최근 자동차 사고 관련 루머 등으로 심신이 지쳐있었는데 드라마를 찍으면서 폭발한 듯하다”며 “아무리 몸이 아프고 제작환경이 어려웠더라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미국으로 간 건 백번 잘못한 것이다. 마음 굳게 먹고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일표 기자>
16일 오전 10시30분께 한국 귀국을 위해 LAX에 나온 한예슬이 대한항공 카운터에서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