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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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아

2011-07-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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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낮은 이자율과 시세보다 낮은 부동산 가격에도 쉽게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정체현상이 오래도록 이어지고 있다.

소득보다 현저하게 낮은 세금보고로 인해 융자받기 어려운 큰 맘 먹은 바이어들의 발길이 그대로 멈춘다.

부동산 시장이 막히면서 모든 자금줄이 동결되고 마침내 나라 경제까지 적신호가 울렸다.


워낙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가난을 모르듯 언제나 선진국의 강한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서왔던 미국이기에 나라가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울려도 설마하는 안이함이 가슴 한 구석에 깔려 있다. IMF 금융대란을 전 국민이 합세해서 잘 이겨낸 우리나라가 내막이야 어떻든 지금 자랑스럽게 여겨진다.

성실하게 살아왔던 우리들에게 갑자기 치솟은 집 값과 단기 매매 차익을 올릴 수 있던 이상한 마켓으로 인해 집을 팔거나 에퀴티를 뽑아 마냥 과소비에 부풀었던 몇 년 동안의 후유증이 연쇄적인 파장을 일으킨다.

최근 차압을 막으려는 정부의 의지로 숏세일을 할 경우 그동안 2차, 3차 은행의 빚을 탕감해 주라는 법이 새로 나왔지만 과연 집을 판 후 추심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2차, 3차 은행이 어느 정도 그 법을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아예 숏세일이 아닌 손실로 갔을 때 그들 은행은 보험으로 손실 금액을 보상받을 수 있으므로 오히려 지금보다 차압이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숏세일의 부작용으로 이미 일 년 혹은 2년이 가깝도록 은행은 모게지를 받지 못하는 손실을 입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크레딧 카드 사용이 늘어 매달 미니멈으로 갚는 최악의 사태로 버티다가 해마다 파산 신청이 늘고 있다.

실업률이 계속 늘어 획기적인 실업자 구제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경제가 안정되기 어렵다.

빈곤의 악순환으로 뭐든 미니멈으로 생활하는 습관이 길러진다.
열심히 살아온 것 밖엔 없는데 이 모든 불황이 나라가 잘 못 한거라며 정부를 고소하겠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몇 년 동안 에퀴티 뽑아 이 집 저 집 마련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던 지인은 버티고 버텨오다 파산 신청을 하면서 큰 돈 내지 않아도 되는 방 한 칸의 자유를 뒤늦게 음미한다며 돈은 없어도 마음은 편하다고 했다.

날아간 재물에 연연하지 말고 마음이라도 편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
요즘은 남들의 성공사례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용기를 갖는 버릇이 생겼는데 최근 기억에 남는 건 어느 귀순자의 홈쇼핑 대박에 관한 기사이다.

전혀 다른 사회에 적응하려다가 더 크게 좌절하고 실패를 거듭하다 숨어살지만 장인처럼 꾸준히 노력한 결과 바닥 치던 인생에서 다시 화려하게 재기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을 믿고 끝까지 추구하는 꿈을 키우다 보면 언젠가는 그 꿈이 실현될 수 있다는 동화책 같은 신선한 희망을 다시 읽었다.

힘들수록 자신을 사랑하고 추스리는 힘이 필요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사람들을 보며 나름대로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이 불황을 그나마 이겨낼 수 있는 불씨가 되지 않을까?

찬 바람 부는 가을엔 좀 나아지려는지.


(562)304-3993
카니 정 콜드웰뱅키 베스트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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