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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Shoplifting’

2011-06-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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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칼럼

자녀가  샤핑몰에 가서 물건을 훔치거나 절도행각을 벌여 형사법에 저촉이 되리라고 생각하는 부모는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일들이 때로는 일상에서 벌어지고는 한다.

친구들끼리 샤핑센터에 가서 몇십달러 정도 하는 물건을 몰래 가지고 나오다 붙들려 경찰에 넘겨지고 재판을 받게 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고 있다.


설마 내 아이가 그런 일에 연루가 될까 생각조차 못한 일이 벌어져서 부모의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어른들도 이런 일로 인하여 형사법에 저촉이 되어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가끔 있다.

필자는 법률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런 경우 장차 재판과정에서 불리한 진술을 본의 아니게 할 수 있으므로 형사법 변호사와 상담을 할 것을 권한다.

부모님들이 “설마?” 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이런 일은 정말 사람의 정상적인 생각과 심리상태에서는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 일이다.

평상시에 누가 샤핑센터에 가서 물건을 훔쳐서 나오겠다는 생각을 하겠는가 말이다.

필자는 petty theft나 좀 더 심각한 절도로 인한 상담을 받으러 온 학생들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였다.

일이 발생했던 당시에 이들의 심리상태가 심각할 정도로 불안정하였다는 것이다.


우울증의 증상을 뚜렷이 앓고 있는 경우가 그것인데 이를 다만 부모, 자녀 모두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집에서, 학교에서, 또는 자녀의 사생활에서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 상황을 경험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우울증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 충동적 행동을 하도록 만든다.

우울증이라는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판단력이 떨어지면서 평상시에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극단적인 경우가 자살 또는 타살이다.

그러나 절도, 특히 shoplifting은 여배우 Winona Ryder의 경우에서처럼 여성들이나 사춘기 청소년들이 자주 연루되고 있다.

액수가 많아서 유죄평결이 나오는 경우 개인에게 장차 취업, 전문직업의 면허취득 등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사춘기 자녀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는 학교 공부를 비롯해서 부모의 불화가 매우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엄마, 아빠가 자녀들 보는 앞에서 자주 다투어서 심각한 불안감을 느끼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자녀들에게 노출시켜서 자녀들이 학업보다는 경제문제에 대한 책임감이 들게 만들거나, 부모, 자녀 사이의 대화단절, 또는 지나친 부모의 간섭으로 좌절감이나 분노를 느끼는 자녀가 우울증으로 인하여 자포자기, 판단력이 떨어지면서 친구들과 샤핑몰에 가서 물건을 들고 나오다가 붙들린 경우가 있었다. 자녀들은 집에서 안정되어있지 못하면 밖에서 부정적인 행동으로 보상받고자 한다.

이런 일이 발생하여서 형사법에 저촉된 다음 심리치료를 받으러 오는 것보다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이 중요하다.

그러자면 부모는 자녀가 지금, 오늘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그것은 위에 설명한 여러 가지 불안요소를 제거하고 대화의 끈을 연결하는 것으로 시작하여야 한다.

그러나 “오늘 학교 어땠어?” 라는 질문이 자녀의 시험점수, 학점, 그리고 대학 입학만을 염두에 둔 부모라면 자녀의 오늘, 즉 현재 경험과 닿은 끈이 끊어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엄마, 아빠가 하루 6교시 동안 고등학교 교실에서, 운동장에서, 그리고 등, 하교 길에 늘 경험하였던 힘들었던 일들을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가서 차분하게 떠올려보면 끊어진 대화의 끈을 연결하는 방법도 생각이 날 것이다.


리처드 손
<하버드 카운슬링센터 소장>

문의  www.havardcounselor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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