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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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 글 평가기준

2011-05-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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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 학생들의 글을 평가는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어른들 시각에서야 주제에 맞게 글을 썼는지, 철자법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문법은 맞는지 등을 검사하게 되지만 이 시기 저학년 학생들에게 글은 고학년 학생들의 글과는 전혀 다를 뿐더러 평가기준도 조금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저학년 자녀들의 글을 검사할 때 또는, 자녀의 작문지도를 할 때 중요하게 보아야 할 점과 평가기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사고의 흐름을 주목할 것


다음은 1학년 켈리가 쓴 글입니다.

‘Once upon a time there lived a little girl and a little boy. Once they went apple picking so they made applesauce. It was yummy.’

아주 짧은 단문들이 모여 있지만 여기서 켈리는 등장인물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사과를 따고 이를 소스로 만든 뒤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기를 서술합니다.

이는 짧지만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하고, 그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완결 구조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짧지만 켈리는 이야기를 만들 때 일목요연한 사고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은 자녀의 경험을 반영한다

켈리가 글을 시작할 때 ‘Once upon a time’이라고 시작하는 것은 켈리가 읽었던 동화책들, 예를 들어 백설공주나 로빈 후드 등 많은 이야기들이 이렇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 일겁니다. 아마 사과를 따서 먹는 것도 백설공주와 같은 이야기책에서 모티브가 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완벽함보다는 글의 의미에 초점을 맞출 것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 글과 함께 말하기도 함께 배워 나가는 시깁니다.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말 역시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녀의 글을 봐주기 이전에 자녀에게 자신이 쓴 글을 일단 발표해 보라고 하는 것도 좋은 훈련법입니다.

그리고 글의 구조나 철자보다는 자녀가 어떤 내용을 어떤 감정을 가지고, 어떤 흐름으로 썼는지에 대해 더 초점을 맞춰 평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판하지 말 것

많은 부모님들이 알고 있듯이 켈리가 쓴 글에서 ‘Once upon a time’이라고 시작하는 것은 좋은 글은 결코 아닙니다.

이는 진부한 이야기의 시작이기 때문에 조금만 작문에 대해 아는 이들이라면 이렇게 쓰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그렇다고 이를 1학년짜리 여자아이에게 적용해 ‘이렇게 쓰면 진부하다’거나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등 이야기를 하면서 자녀의 기를 꺾을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가능한 자녀에게 격려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고 세부적인 기술은 나이가 들면서 차츰 익혀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계획을 존중할 것

저학년 학생들은 가끔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을 시작하기도 하고, 그래서 때로는 끝을 맺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긴 이야기책을 그대로 베껴 쓰고 싶어 한다든지, 처음부터 ‘나는 오늘 2장 쓸 거야’ 라든지 하는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작했다가 끝을 맺지 못하거나 일을 미루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럴 때 부모가 자녀에게 ‘그럴 줄 알았다’든지 ‘그러게 시작하지 말라고 했잖니’와 같은 비판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가 능력 밖의 일을 계획했다고 하더라도 시간을 가지고 끝내게 할 수 도 있고, 자녀가 천천히 이를 완성하더라도 자녀의 계획을 존중하는 것이 글쓰기에 흥미를 갖게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리처드 이
<뉴베리러닝센터 원장>

문의 (213)380-3500
www.eNEWB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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