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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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신입생 현황 - 2

2011-05-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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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도 추운 보스턴의 겨울이 끝났다.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지만 한편으로는 일년 중 이때가 나는 두렵다.

매년 4~5월이면 비통해 하는 학생들과 실망한 부모들로부터 걸려오는 안타까운 전화들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 입학 전문 컨설턴트로서 내가 운영하는 BACG에서 상담을 받은 학생들 대부분이 자기들이 꿈꾸던 대학에 입학하게 되어 나는 신바람이 난다.


그러나 BACG 학생이 아니어서 내가 알지 못하는 학생들도 이 시기에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 온다.

당연히 합격할 것으로 생각한 학교로부터 불합격이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고서는 놀라고 절망하여 전화를 드는 것이다.

이러한 요청에 대해 그들의 지원서를 살펴보고, 지원서에서 드러나는 약점을 찾아내는 것은 차라리 쉬운 일이다.

대부분의 경우 5~10분 정도 들여다보면 그 학생이 왜 합격하지 못했는지 나는 정확히 찾아 낼 수 있다.

나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가능하면 부드럽게, 덜 상처 받도록 학생과 부모님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무엇보다도 무엇을 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너무 늦었어요”라는 말보다 더 슬픈 말은 없다.

나는 버지니아 출신 한 여학생의 지원서를 검토해 보았다. 이 학생은 고등학교 4년 동안 정말 놀랄 정도로 열심히 했는데, 11학년 성적은 전 과목 A학점이었고, 9학년과 10학년 때도 겨우 몇 과목만 B를 받았을 뿐이었다.


학점뿐만 아니라 700점대의 SAT 성적에다가 국제 NGO를 설립했고, 상원의원의 인턴과 수영 챔피언의 경력, 그리고 피아노 실력과 능숙한 제빵 기술까지 갖추고 있었다. 자기 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나 싶다고 하는 아버지의 비통한 심정을 나는 이해하고도 남는다.

문제는 올해 컬럼비아를 지원한 학생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다. 작년보다 8,000명이 많은 약 3만5,000명이 지원했는데 이는 무려 32%나 증가한 것이다.
SAT 800점 만점자들이 불합격한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지원자 가운데 학교 신문 편집장, 학생회장, 테니스 대표팀 주장 등을 역임한 학생만 3,000명이 넘었다.

그러나 컬럼비아가 수용할 수 있는 정원은 1,800명에 불과했다. 도대체 어떻게 3만 5,000명 중에서 1,800명을 뽑는다 말인가? 왜 그토록 훌륭한 성적과 뛰어난 업적을 가진 버지니아의 김선생의 딸은 합격자 명단에 들지 못했을까?
오늘날처럼 경쟁이 너무 치열한 환경에서는 지원서를 구성하는 모든 파트들이 다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김 선생 딸의 경우 학점과 시험 성적이 뛰어 나긴 했지만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아주 뛰어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런 약점은 그녀가 가진 뛰어난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보충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녀가 작성한 에세이가 지원서 중에서 제일 부족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에세이를 통해 입학사정관들이 자신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좋아할 만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에세이의 주제도 잘못된 것 같았고, 글의 논조도 좋지 못했다. 현실적이고 솔직해야 하는데, 그녀의 에세이는 좀 억지스럽고 지나치게 다듬고 포장하여 18살 소녀가 아니라 마치 30살 된 사람이 쓴 글 같았다.

학점도 뛰어나고 과외활동도 인상적이었지만 그녀의 지원서는 전반적으로 자신의 성실함과 인격, 그리고 개성을 전달하는데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www.BostonAcademic.com,
(617)497-7700(내선 103)


전 하버드• MIT 입학사정관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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