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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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바뀌는 AP 프로그램(1)

2011-04-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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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칼럼

2012년부터 AP 프로그램이 달라진다. 단순히 AP 시험의 형식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AP 과목 전체에 대한 접근이 달라진다. AP 프로그램 개정의 배경은 무엇이며, 새로 바뀌는 AP 프로그램을 위해 우리 아이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먼저 AP 테스트의 기원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AP 테스트는 1950년대에 앤도버, 엑스터, 쵸트 등 전국 최고의 명문 사립 고등학교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원래 명칭은 칼리지 보드 테스트(여기에서 현재의 ‘칼리지 보드’가 그 이름을 만들었다)였고, 이 시험이 후에 AP(Advanced Placement) 프로그램으로 바뀌게 되며 계속해서 성장하게 되었다. 현재 AP 프로그램은 매년 180만명 이상의 학생이 320만번 이상의 AP 시험을 치르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당분간 이 성장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명문대학을 가고자 하는 학생들은 당연히 여러 개의 AP 과목을 이수하고, 또 AP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것이 일반 상식이 되어 버렸다. 아이비리그 대학의 입학 담당자들은 AP 과목을 많이 듣고, 또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일수록 입학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을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들기 위해 시작된 AP 프로그램 이수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의 학업 경쟁력은 중국, 싱가포르, 한국과 같은 학업 강국에 비해 많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원인으로 미국의 상위권 학생들이 학업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히 시험의 답을 암기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이러한 암기 현상은 학생들의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뒤떨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주요 명문 대학의 AP 관련 규정>

▲하버드 대학 - AP 시험 5점 만점에 5점 취득만 대학 학점으로 인정

▲매사추세츠 공대(MIT) - 화학과 생물은 AP 시험으로 대학 학점 인정하지 않음(AP 테스트 응시 여부와 상관없이 MIT 레벨 테스트를 통해 학점 취득 가능)

▲텍사스 대학 - AP 생물 과목은 5점 만점만 대학 학점으로 인정해 줌

▲캘리포니아 공대(칼텍) - AP 테스트를 대학 학점으로 인정하지 않음
이와 맞물려 AP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각 급 학교와 연구기관들을 통해 제기 되어 왔다. 하버드 대학교 수학 교수인 대니얼 고로프는 AP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들 중 상당수가 단순히 AP 시험 스타일을 준비해서 점수만을 만들어 온 학생들 입니다. 이들은 비슷한 유형의 시험 문제를 많이 연습해서, 어쨌거나 시험 성적은 받아냈지만, 실제로 대학 수준의 개념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지 못했습니다” 라고 말한다.


AP는 그 성격상, 학생들로 하여금 엄청나게 방대한 양의 정보를 머릿속에 무조건 집어넣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는 학년말에 있는 AP 시험을 통과하면, 이를 통해 대학 학점을 취득하게 한다. 하지만 이미 많은 교육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이러한 관행은 학생들로 하여금 교육은 정답을 암기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암기하는 것으로 끝난다는 인식만을 심어 줄 뿐이다. AP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과 불신은 지난 10년 동안 최고조에 이르렀다.

명문 대학들은 AP 점수를 학점으로 인정하기 위한 요구조건을 높이고 있는데, 이는 AP 시험에서 통과점수를 받고 들어온 학생들이 대학에서 다음 과정의 수업을 들을 때에 심각한 어려움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칼리지 보드는 AP 프로그램이 어느 곳에서나 받아들여지는 보편성을 갖게 하는데 매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따라서 각 명문 대학에서 AP 시험의 효용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기 시작하자, 마침내 AP 시험 개정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 그럼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AP 시험은 어떤 방향으로 개정 되고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을 통해 나눠 보기로 하자.


데이빗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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