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정폭력에서 벗어난다

2011-04-1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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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쉘터 이용 한인여성 2008년 7건→2010년 47건

▶ 7명은 영주권도 취득

#사례1: 시카고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 A씨는 남편의 욕설과 신체 학대에 못 이겨 여성핫라인에 도움을 요청했다. 남편을 따라 한국에서 건너온 A씨는 시카고에 친인척은 물론 변변히 도움을 요청할 친구조차 없어 자신의 피해사례를 알리기도 어려웠고 술을 마시고 폭력을 일삼는 남편으로부터 잠시도 벗어날 수가 없었다. A씨는 상담을 통해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쉘터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입주를 결정했다. #사례2: 한인 주부 B씨 역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쉘터 입주를 결정했다. 가정의 경제권을 일방적으로 가지고 있던 남편이 생활비는 물론 용돈조차 주지 않아 외출을 할 수도 가까운 마켓에 갈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른 것. B씨는 경제적인 학대 역시 가정폭력의 범주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미처 몰라 뒤늦게 상담을 통해 쉘터에 입주했고 상담과 더불어 직업교육도 받을 수 있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한인들의 ‘가정폭력 피해자보호소’(쉘터) 이용이 해를 거듭할수록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핫라인(KAN-WIN)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건에 불과했던 한인여성들의 쉘터 이용건수가 2009년에는 18건으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47건으로 폭등했다. 가정폭력 피해자수가 증가하는데 비례해 쉘터 이용자수 역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쉘터를 이용하는 한인 피해 여성들의 평균 체류기간은 3~4개월 정도이며 기본적인 상담업무와 함께 취미활동, 직업교육 프로그램 등이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쉘터를 이용했던 한인여성들 중 5명은 가정폭력으로 인해 신분상의 문제를 겪는 피해자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연방정부의 VAWA(Violence Against Women Act)프로그램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했고, 범죄피해자들을 구제하고 신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분에 관계없이 영주권을 제공하는 U비자를 통해서도 2명이 영주권을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KAN-WIN의 김은진 미디어 담당은 “가정폭력의 범주가 점차 확대되고 한인여성들에 대한 아웃리치 프로그램이 강화되면서 인식변화를 가져왔다. 자신이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된 여성들의 신고와 상담이 증가함에 따라 쉘터 이용자수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한인여성들이 신체적인 학대만을 가정폭력으로 생각하는데 욕설을 비롯한 언어폭력과 정신적인 학대, 경제적인 학대 역시 엄연한 가정폭력에 포함된다. 쉘터에 입주하는 피해 여성들의 경우 대부분 가해자인 남편이 알콜이나 도박, 약물중독과 함께 폭력을 휘둘러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하면서 “신분문제로 남편의 폭력을 참고 사는 여성들이 많은데 가정폭력 피해가 입증되면 VAWA 프로그램, U비자 등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할 수도 있으므로 피해를 당하지만 말고 신고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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