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투표를 앞두고 국제올림픽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 `2011 스포트 어코드’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가운데 5일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평창에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한 한국의 로비에 과거 범죄 경력이 있는 그룹 회장들이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날 인터넷판에 실은 `서울:올림픽 로비에 부적절한 얼굴들 내세워(Seoul:wrong faces in Olympic lobby)’ 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이 2018 동계 올림픽 유치전에서 강력한 상대인 프랑스와 독일을 만났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챔피언인 매력적인 홍보대사 김연아에 의존해야 마땅하지만 대신 가장 악명높은(notorious) 기업 보스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로비를 하도록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FT는 김 회장은 자신의 아들을 대신해 술집 종업원을 쇠파이프로 보복 폭행한 혐의로 2007년 기소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고 소개하고 "유럽과 미국을 돌며 인맥을 최대한 활용해 올림픽 유치 활동을 벌이는 그가 쇠파이프 보다 점잖은 설득 수단을 갖고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 신문은 이어 기업 부패에 대해 관대한 이명박 대통령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사면해주는 대신 이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맡아 유치활동을 벌이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유치했던 주인공은 이 회장의 라이벌이었던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는 이 회장에게 특별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신문은 "김 회장과 이 회장의 의심스런 과거가 올림픽을 유치하기에 훌륭할 정도인 평범한 한국인들의 유치 노력을 퇴색시키게 해서는 안된다"면서 "동계올림픽 유치전은 그룹 회장들이 법 위에 있다고 느낄 정도로 한국의 정치 시스템이 그룹 회장들과 영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치위의 한 관계자는 FT가 이미 이 회장과 김 회장 등에 부정적인 보도를 해왔던 터여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 시점에 또 이런 보도를 한 배경엔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와 맞붙은 한국의 유치 노력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열린 ‘수출ㆍ투자ㆍ고용 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KT빌딩으로 들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