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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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을 하는 이유

2011-03-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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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대부분은 소득이라는 것을 통해 삶을 영위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득 중에서 일정 부분은 소비를 통해 삶을 영위하지만 남는 돈이 생기면 아니면 아껴서라도 보통 은행을 찾아가 소위 말하는 저축 또는 투자라는 것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저축을 하는 것일까?

그냥 남은 돈을 집안의 장롱이나 금고 속에 넣어두면 언제든 꺼내어 쓸 수 있어 편리할 텐데 말이다. 더군다나 음식처럼 돈이 썩는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굳이 이 돈을 은행에 맡기는 것일까? 아마도 사람들의 마음에는 알게 모르게 물가상승(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을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물가란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의미하고 다시 말해 내가 가진 돈의 가치는 물건의 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가진 돈이 10달러인데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이 3달러라고 한다면 내가 가진 10달러는 자장면 세 그릇의 가치와 같다. 하지만 자장면 가격이 올라 5달러가 되었다면 내가 가진 돈의 크기는 여전히 10달러이지만 실제 가치는 1/3만큼 감소한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물가란 시간이 지나면 오르게 마련이다. 반면 화폐라는 돈의 가치는 어떠할까? 오늘의 10달러 지폐 한 장은 내일도 10달러이고 1년, 심지어 10년 뒤에도 여전히 10달러이다. 결국 상대적으로 물건의 가격이 오른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화폐의 가치는 하락할 것이란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현재의 돈 10달러로 살 수 있는 물건을 미래에는 더 이상 같은 값으로 살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이를 ‘화폐의 구매력 상실 효과’(loss of purchasing power)라고 한다.

이 같은 시각에서 보면 당장 물건을 사거나 써야 할 돈이 아니라면 저축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래야만 미래에 그 물건을 필요할 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저축이란 행위의 가장 기초적인 근원은 내 돈의 가치를 보전한다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투자라는 행위를 역시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화폐가치의 하락을 보전하는 투자이다. 보통 저축이라고 표현되는 것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은행의 예금, 적금이나 국가공채 등은 화폐가치의 하락을 최소한의 기회비용 측면에서 금리라는 형태로 보상해 준다. 사람들은 돈을 은행에 맡기고 이자를 받게 되면 마치 커다란 수익을 얻은 것처럼 좋아하지만 이는 착각에 불과하다. 이는 큰 의미에서 보면 물가상승에 대한 보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적정금리라고 하는 것들이 물가상승률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변화하는 이유 역시 바로 이와 관련이 깊다. 그렇다면 물가상승률을 앞서가려는 자들은 없을까? 물가상승보다 높은 수익률을 주는 자산은 없을까?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선 항상 물가상승과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제대로 된 투자의 시발점은 역시 계속 해서 오르는 물가상승을 대비하는 것 뿐 아니라 이기기 위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의(949)533-3070


김혜린<시그네처 리소스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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