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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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tburn’은 심장과 상관이 없다.

2011-03-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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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거의 매일 같이 heartburn이 생겼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본다. 그러면서 빨리 심장검사를 해 달라고 부탁한다. Heartburn은 심장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여러분들도 미국인들이 “heartburn이 생겼다”고 말하는 것을 여러 번 들어보았을 것이다.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심장이 불났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주 “심장에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른다” 혹은 “앞가슴이 화끈거리는 것이 심장에 불붙는 것 같다”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 기분은 앞가슴 심장부위에 불붙는 것처럼 뜨겁게 느껴진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심장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놀랐는가? Heartburn 환자들에게 심장이 아니라 식도라고 하면 다 눈이 동그래진다. 실제로 이 병은 ‘위식도 역류병’(GERD)이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식도경련을 일으키는 것이다. 필자의 추측으로는 아마 의학을 모르던 옛날에 영국이나 미국 사람들이 앞가슴에 불붙는 기분이 들었으므로 ‘heartburn’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 같다. 미국 사람들에게 “heartburn이 무엇인지 아느냐, 심장병이냐?”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심장병이 아니고 위식도 역류병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이제는 심장병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왜 ‘esophageal burn’(식도의 화상)이라고 안 고치느냐?”라고 물으면 다 어깨를 으쓱하면서 “I don’t know”라고 대답한다. 아마도 미국인들의 전통 내지는 고집 때문에 고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heartburn이 위식도 역류병인지 확실히 알았을 것이다. 그러면 heartburn 환자는 무슨 검사를 해야 할까? 심전도? 폐 X-ray?

아니다. 위식도 역류병이므로 위내시경을 해야 한다. 즉 식도염, 식도암,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을 확실히 알아야 하므로 꼭 위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특히 나이 40세 이상인 한국인들은 위의 증세가 없어도 1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을 하는데 heartburn 증세가 있는 사람은 30세부터라도 꼭 한번은 위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다.

위염이나 위암 환자들이, 명치가 아픈 증세보다 식도 경련, 즉 heartburn 증세가 훨씬 많다. 그러므로 가슴이 아프거나 답답하다면 내과를 찾아서 심전도로 심장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반드시 위내시경을 받아서 위궤양이나 위암이 없다는 것을 꼭 확인하기를 바란다.
문의(213)480-7770


차 민 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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