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달 탐사 도중에 우주비행사가 사망했다면 탐사선이 달에 착륙을 한 상태이던 그렇지 않건 분명히 모든 임무를 접고 시신을 수습해 지구로 귀환할 것이다. 하지만 그 곳이 화성이라면?
펜실베니아 대학의 정신분석학과 교수이자 미 항공우주국(NASA)의 생명윤리분야 자문위원인 폴 루트 볼페 박사는 자신의 견해가 NASA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전제로 “그 경우에는 상황이 한층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설령 화성으로 가는 도중에 사고가 일어났다고 해도 출발 직후가 아니라면 어디에서 방향을 돌려야 할지 적절한 조언을 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중도에 지구로의 귀환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결국 시신을 처리하는 방법은 단 2가지뿐이다.
화성에 착륙한 후 그 곳에 놓아두거나 임무를 마치고 귀환할 때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 바로 그것.
볼페 박사는 “NASA는 일단 시신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강구할 것이 자명하다”며 “이는 3년여에 걸친 임무 수행기간에 강력한 유대감이 형성될 다른 승무원들에게도 더 없이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지 이때는 귀환비행 중간에 나머지 우주비행사들에 대한 정신상담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볼페 박사의 생각이다.
그들이 아무리 대담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해도 죽은 사람과 함께 좁은 공간에서 수개월 이상 생활한다면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화성 착륙 후 탐사도중에 누군가 사망했다면 사망요인이 무엇인가에 따라 판단이 완전히 달라진다.
사망한 사람이 화성의 계곡에 떨어져 숨졌을 경우 등 시신을 회수하기 위해서 다른 승무원들이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판단이 서면 회수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망자의 우주복이 찢어졌을 때도 문제가 된다. 자칫 다른 승무원이나 지구를 위험하게 할 치명적인 유기체에 감염됐을 개연성이 있어서다.
볼페 박사는 “아직 화성에 그런 유기체나 유해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어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NASA는 대응책을 마련해 놓을 필요가 있다”며 “유기체 감염이 확실하고 이를 완벽히 제거했다는 확신이 없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사체를 화성에 남겨두고 떠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퓰러 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