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레이건 전 대통령의 100주년 생일 기념일로 많은 사람들이 축하하고 기리는 모습을 보며 문득 대통령 선거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이 났다.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을 치를 때의 일이다. 민주당은 클린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해서 경제가 좋아졌으니 재선을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고 밥 도울 후보를 내세운 공화당은 레이건과 아버지 부시의 공화당 집권기에 경제부흥이 시작됐고 클린턴은 이미 부강해진 경제를 답습한 사람이라고 맞섰다.
그러며 닭이 동이 트면 꼬끼오하고 새벽을 알리는데 클린턴은 마치 자신이 울어 새벽이 오게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닭과 같다며 몰아대던 표현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어찌 되었든 클린턴은 재선됐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위대한 경제 대통령의 한사람으로 남아있다.
그렇게 사람들은 핵심을 모르고 싸우면서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적절한 예를 들어 설명을 하는지 기가 막히다. 결국은 핵심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남의 초상집에 가서 울다 누가 죽었냐고 묻기도 하고 핵심은 빼놓고 왜 반말을 했느냐고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도 분별력이 적은 탓이다.
미국이 교육결과를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를 가지고 우왕좌왕하는 시기에 호랑이 엄마가 교육의 결과를 높인다는 폭탄 같은 말로 이목을 한 몸에 받는 추아 교수도 핵심을 살짝 빗나가는 실수를 했다.
그뿐이 아니다 요즘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자폐아의 교육을 놓고 조기에 치료를 해서 자폐를 고쳐야 한다며 자폐치료 묘안을 운운해 부모들의 분별력을 흐리는 사람들도 그 핵심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 부모 밑에서 자라는 학생들의 학업성적이 좋은 것은 호랑이로 비유되는 엄마의 양육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엄마가 가지고 있는 교육에 대한 가치관과 자녀 학습에 보이는 관심과 칭찬이라는 것이다. 겉만 호랑이를 닮은 엄마는 오히려 아시안 학생들의 학업성취 뒤에 감춰져 있는 부정적인 탈선과 자살과 정신적인 고통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고 호랑이의 속을 닮은 엄마의 관심과 가치관이 좋은 학습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그러니까 추아 교수의 책을 읽고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부모가 되려면 겉으로 보이는 호랑이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호랑이의 속 특성을 배워야 한다.
자폐자녀의 교육을 결정하는데도 부모의 분별력이 중요하다. 자폐아동의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자폐를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많은 경험과 학습 준비도를 높여주는 조기교육의 기회를 꼭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폐아동의 조기교육은 당연히 공립학교나 리저널 센터를 통해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물론 사교육비로 보다 많은 시간의 조기교육을 할 수도 있겠지만 조기교육은 시간에 비례한다기보다는 조기교육 시간에 배운 것을 실생활에서 어느 정도 부모가 자녀와 함께 연습하고 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 피아노 배울 때를 생각하면 된다.
레슨은 일주일에 한 번을 받아도 매일 연습을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조기교육과 치료로 스케줄을 채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조기교육에서 배운 것을 생활 중에 엄마와 가족과 함께 매일 연습할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다.
그리고 자폐아의 조기교육과 치료를 하려고 할 때 교사나 치료사의 전문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영어가 불편해 미국 일반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을 멀리하거나 자폐를 치료한다는 말에 무분별하게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자녀의 교육이나 치료는 부모가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느냐에 달려 있다. 운전이나 해주고 여기 저기 치료실로 끌고다니고 치료 외에는 다른 선택권도 안 주는 호랑이 엄마는 자폐아동의 잠재력을 키울 수가 없다.
훌륭한 부모가 되려면 호랑이가 가지고 있는 특성처럼 일상생활에 도와주는 것을 자제하여 최대한 자립심을 키우도록 하고, 커서 혼자 먹고 살 수 있도록 사냥하는 방법과 힘을 키우기 위해 늘 옆에 데리고 다니며 사냥하는 것을 직접 시범을 통해 보여주고 참여하게 하는 진짜 호랑이가 되어야 한다.
김효선
<칼스테이트 LA특수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