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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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쇠퇴하는가?

2011-01-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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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근필 전 페닌슐라 한인회장

서울 G20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미국의 위치는 종이호랑이의 모습이었다. 특히 정상회담 폐막식의 기념사진 촬영 장소에서 잘 나타나 보였다. 과거와는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앞줄 오른쪽 맨 끝 두 번째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중국을 위시한 신흥 국가 수상들은 중간에 서서 당당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주최 측 한국에서 배려한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미국은 결코 종이호랑이가 아니다. 조용한 호랑일 뿐이다. 미국은 지난 1세기에 걸쳐 세계를 먹여 살려주었다.
지금부터 돈 버는 나라들이 세계경제를 위해 과거 미국처럼 번 돈을 내놓으라는 미국의 미래 전략으로 보아진다. 이들 나라들이 세계경제 개발에 국고를 풀어 경제원조한다면 이들이 쌓아둔 돈이 줄어들게 된다. 미국의 미래세계를 겨냥한 전략으로 보인다.
한국도 그렇다. 미국에 대한 배려도 없어 보였다. 한국의 경제발전은 100% 미국이 도와준 덕택이다. 필자는 1964년 뉴욕세계무역박람회에 2년 근무하면서 뉴욕에서의 한국기업 진출을 똑똑히 보았다. 미국 땅에 처음 진출한 상품도 잘 알고 있다. 한국 수출이 어떻게 미국 시장에 상륙했는지도 잘 안다. 미국은 특별히 한국의 대미수출품에 대한 쿼터제(Quotas)를 철폐시켜주기도 했다.
한국 상품의 첫 수출 시장은 뉴욕이었다. 1966년경부터다. 한국의 첫 수출시장이 뉴욕인 것은 고 박정희 대통령이 인정한 사실이다.
이번 서울 국제회의에서 중요한 의제가 중국 돈의 환율 가치절상 문제다. 돈 가치를 높여야 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안 듣는다. 미국의 국제정치 권력구조가 쇠약한 모습이었다. 미국이 빠진 서울 G20 정상회의는 말잔치로 끝나버린 국제회의다. 서울회의에서 IMF 지분을 더 많이 달라는 요구가 큰 쟁점으로 떠올랐다. 세계은행(World Bank) 개발 거론도 많이들 했다. 여기에 IMF와 세계은행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보기에는 독립된 기구로 보인다.
사실 이 기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속한 한 부서라는 쯤은 안다면 미국이 세계경제를 어떻게 요리하는지 이해 할 것이다. 이 기구 뒤에 숨겨진 참모습을 많이들 모른다. 미국을 너무 우습게 본다.
특히 한국에서도 미국을 종이호랑이로 보는 인상을 주었다. 중국의 무역흑자라든가. 환율문제 담판에서 미국 말을 안 듣는다. 미국을 2류 국가로 추락시키는 전략 속에 춤추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만약 미국이 2류 국가로 전락한다면 세계는 누가 이끌 것인가? 물론 중국이 될 것이다. 이번 서울 20정상 회의에서 권위를 세운 국가는 중국과 독일이었다. 중국이 미국처럼 앞으로 1세기에 걸쳐 세계를 리드할 것으로 보이는가? 세계 정치경제 질서를 잘 정돈시킨다면 모르되 분쟁 속에 휘말린다면 세계는 엄청 혼란 속에서 허우적거릴 것이다.
미국 없이 세계평화는 오지 않는다. 미국은 100년 세계를 리드한다는 인내와 전략을 지금 재정립 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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