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사라진 골드 스탠다드를 부활시키자는 목소리가 조금씩 크게 들린다. 토마스 호닉 캔사스시티 연준은행장은 지난 5일에 이례적인 발언을 했다.
“골드 스탠다드는 아주 합리적인 화폐제도다. 금화폐가 경제문제 전부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장기적으로 물가를 안정시켜는 줄 것이다.”
그의 발언이 그리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나 골드 스탠다드라는 말을 금기시하고 있는 연준위의 한 사람이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이 자본시장을 들썩이고 있다.
재무부를 거쳐 2007년부터 세계은행 총수로 있는 로버트 졸릭도 지나해 11월7일자 파이낸셜 타임스 칼럼을 통해 달러 외에도 중국 인민화를 포함시킨 유동적 국제통합 화폐제도를 언급하는 동시에 미래의 화폐가치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가늠하는데 필요한 기준을 금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 하여 향후 국제화폐의 방향이 결국 금을 중심으로 재조정될 것을 암시한 바 있다.
전 연준위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43년 전 ‘금과 경제의 자유’라는 에세이에서 골드 스탠다드와 경제적 자유는 불가분의 관계로써 금은 자유경쟁을 신봉하는 자본주의의 필연적인 요소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현 시대의 종이화폐(Fiat Money) 제도의 수장인 그들의 내면에는 종이화폐가 품고 있는 구조적 불안정을 염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환 투기의 최고봉에 올라있는 조지 소로스는 수퍼 부자 엘리트들이 꿈꾸고 있는 ‘새 세계’ (New World Order) 안에서의 달러는 기존의 기축통화 제도와는 확연히 다른 그림이 그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 세계에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화폐제인 IMF 특별 인출권, 즉 SDR(Special Drawing Rights)이라는 국제 통합화폐가 세계경제를 주도하게 되는데 역시 SDR에도 중국의 화폐와 금이 포함되어 있다.
SDR은 닉슨 대통령이 브레튼 우즈 탈피를 선언하기 2년 전인 1969년에 만들어져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기는 했으나 2008년 금융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세계 경제에 그리 큰 의미를 발하지 못했었다. SDR 재현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가장 큰 의미는 앞으로 달러의 위세가 극도로 약화된다는 것이다.
통화제도 분석가 제임스 리카즈는 만약 골드가 다시 화폐의 일환으로 돌아온다면 새 화폐제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냐에 따라 금값은 현시세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재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학자들 사이에는 골드 스탠다드의 경직성이 금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금은 원천적으로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화폐라는 의견과 문제는 공급보다 가치기준이 너무 낮았다는 의견으로 갈라진다. 골드 스탠다드 제도에서는 금값이 온스당 35달러로 정해져 있었다.
토마스 호닉이 골드 스탠다드가 합리적인 화폐라고 말한 것은 로버트 졸릭이 했던 말과 같이 ‘지금 당장 달러를 죽이고 골드로 돌아가자’라는 뜻은 아니다. 그것은 향후 달러의 기축제가 무너질 상황에 대비하여 건설적인 논쟁을 시작하
자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제 화폐제도를 바꾸는 일은 엄청난 정치사회적 저항과 경제적 파장을 수반하
는 것이기 때문에 이 논쟁은 앞으로 5년에서 10년이 걸리는 장기적 과정이라고 졸릭이 말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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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박 <시너지투자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