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 열도록 신중히 접근해야”

2011-01-0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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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회ㆍ글렌브룩연합감리교회, 노숙한인여성 돕기 논의

“마음 열도록 신중히 접근해야”

5일 한인회관에서 한인회 및 글렌브룩교회 관계자들이 노숙 한인여성을 돕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본보를 통해 수차례 보도된 한인여성 노숙자를 돕기 위한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시카고 한인회(회장 장기남)와 노스브룩 소재 글렌브룩한인연합감리교회(담임목사 백영민)는 지난 5일 한인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노숙여성의 생활이 개선될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은 참석자들이 노숙 여성이 자주 나타나는 한인회관 인근 한인 및 현지 업소 관계자들로부터 접한 정보를 교환하고 이를 토대로 도움 제공을 위한 적합한 방안을 모색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노숙 여성은 밤 시간에는 주로 한인회관이나 주변 건물, 건너편 콘도 입구 등 외부에서 비닐, 박스 등에만 의지한 채 잠을 잔 후 낮 시간에는 역시 한인회관 인근에 위치한 Dana 카페, IHOP, 솔가식당, 고향식품 등 한인 및 현지 업소에 종종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여성은 Dana 카페에서 하루 중 상당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 카페의 타인종 업주는 이 여성에게‘나가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음은 물론 화장실에서 몸을 씻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여성이 일종의 ‘대인기피증’같은 면을 보이고 있어 누군가가 대화를 시도해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애초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대화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일부의 지적과는 달리 기복이 있긴 하지만 때에 따라 정상적인 대화도 가능하며 신문을 읽고 글을 쓰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화도 대부분 단답형인 경우가 많고 대화 중 어디론가 가버리거나 ‘그냥 혼자 내버려두라’는 등 거부반응을 보인다는 것. 특히 이 여성이 먼저‘도와 달라’고 직접 요청하지도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위에서 도움을 먼저 제안하는 과정조차 쉽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이날 참석자들은 Dana 카페에서 이 여성을 만나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오후 9시쯤 여성을 찾기 위해 한인회 윤영식 수석부회장과 백영민 목사가 한인회관 일대를 순회했으며 그 과정에서 여성이 Dana 카페에 있는 것을 목격, 글렌브룩교회의 김정자씨와 김해선씨가 카페로 향했다. 잠시 후 김정자씨가 자연스럽게 여성과 대화를 시도, 짧은 대화가 진행됐으나 곧 여성이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해 중단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모임 참석자들은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할 것은 노숙 여성의 마음을 먼저 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론, 시간을 두고 여성과 친분을 쌓아가되 지나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도움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한인회측은 이미 지난 6일 한인회관의 2개 현관출입문 중 애초 첫 번째 문에 달려 있던 잠금장치를 두 번째 문으로 옮겨 여성이 2개의 문 사이 공간에서 지낼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글렌브룩교회에선 옷가지, 담요 등을 마련해 역시 한인회 입구 쪽에 비치해두기로 했다. 글렌브룩교회는 또한 지속적으로 여성과 접촉,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인회는 주변의 식당 업주들을 대상으로 “노숙 여성이 주문한 음식 값은 대신 납부하겠으니 여성이 원하는 대로 음식을 드리라”고 요청한 상태다. 모임 참석자들은 “최우선으로 선행돼야 할 부분은 역시 여성에게 ‘우리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니 마음을 열어도 된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다. 천천히 여성과 친분을 쌓아가다 보면 언젠간 좋은 결과가 않겠느냐”고 입을 모았다.(문의: 773-878-1900)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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